"가장 좋은 선택지로 남았다"...팩스턴까지 행선지 확정, 류현진 거취 곧 결정될까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 함께 중간급 FA(자유계약) 선발로 평가받던 제임스 팩스턴이 자신의 행선지를 찾았다. 계약을 기다리는 류현진의 거취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다저스가 FA 좌완투수 팩스턴과 계약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년 1200만 달러(약 161억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튿날인 24일에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나왔다. MLB.com에 따르면, 다저스와 팩스턴은 1년 계약에 합의했다. 연봉은 1100만 달러(약 147억원)로, 2024시즌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대한 보너스 100만 달러와 퍼포먼스 인센티브 100만 달러도 포함돼 있다. 팩스턴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300만 달러(약 174억원)인 셈.
이미 LA 다저스는 올겨울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두 명의 거물급 투수를 영입하며 선발진을 보강한 데 이어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트레이드로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품었다. 지난해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 시즌 등판이 어렵지만,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 두 명의 투수가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선발진의 무게감이 확 달라졌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팩스턴은 이번 오프시즌에 합류한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 기존 선발이었던 바비 밀러와 워커 뷸러에 이어 다저스의 5선발로 뛸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는 40인 로스터에 빈 자리가 있었기 때문에 팩스턴 영입을 위해 따로 움직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빅리그 통산 64승'이라는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팩스턴은 2013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뒤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나갔다. 2017~2019년에는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으나 부상의 여파로 2020년부터 3년간 6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지난해 성적은 19경기 96이닝 7승 5패 평균자책점 4.50.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나 '내구성'이다. MLB.com은 "광배근, 팔뚝, 햄스트링 염좌 등 커리어 동안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건 총 12차례로, 팩스턴의 건강에는 항상 의문부호가 붙어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2023년은 기대했던 것만큼 좋았고 향후 전망에 있어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팩스턴의 가장 큰 장점은 구위. 지난해 메이저리그 통계 시스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팩스턴의 삼진 비율과 헛스윙 비율은 각각 24.6%, 27.5%를 나타냈다. 구종 비율에서는 직구(55.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커브(19.3%)와 컷 패스트볼(16.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결국 팩스턴이 빅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라는 점에서 다저스가 그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이제 FA 시장에는 선발 자원이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계약을 매듭지으면서 2024시즌 준비에 들어갔고, 아직 팀을 결정하지 못한 투수들은 시장의 움직임을 살피는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나 '톱 티어'로 분류됐던 좌완투수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다.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 경험이 있는 스넬은 2016년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스넬은 지난 시즌까지 191경기 992⅔이닝 71승 55패 평균자책점 3.20의 성적을 남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많은 팀들이 후보로 올랐으나 계약에 근접한 팀은 없었다.
2017년 양키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몽고메리는 첫해 29경기 155⅓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3.88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후 세 시즌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2021년 30경기 157⅓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6승 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반등의 가능성을 나타냈고, 2022년 178⅔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3.48, 지난해 32경기 188⅔이닝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중간급'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는 마이클 로렌젠, 마이크 클레빈저, 류현진이 도장을 찍지 못한 상황이다.
MLBTR은 "(팩스턴의 다저스행으로) 중간급 선발 자원이 한 명 사라지면서 클레빈저와 로렌젠, 류현진이 가장 좋은 선택지로 남게 됐다"고 귀띔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으면서 선발진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세 선수에 대한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
류현진은 2013년 30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빠르게 빅리그에 적응했고, 빅리그 2년 차인 2014년 26경기 152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성공했다.
2015년과 2016년 수술로 공백기를 가졌지만, 2017년 25경기 126⅔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2019년에는 29경기 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2014년 이후 5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으며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2019년 말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류현진은 2020년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준수한 성적을 올린 데 이어 이듬해에는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이적 이후 두 시즌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2022년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낀 류현진은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회복세에 따라 복귀 시점이 달라질 순 있어도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류현진은 2023년 7월을 목표로 잡고 본격적인 재활에 돌입했다.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5월 불펜 피칭, 6월 라이브 피칭, 7월 재활 등판으로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렇게 류현진은 2022시즌 마지막 등판 이후 정확히 1년 2개월 만인 지난해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등판을 소화했다.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2023시즌을 마친 류현진은 토론토와의 4년 동행을 끝냈고, 2023시즌 종료와 함께 또 한 번 '자유의 몸'이 됐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해야 했지만, 조건이 나쁘지 않다는 전제조건이 성립된다면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건 역시나 '빅리그 잔류'였다.
올겨울 류현진은 수많은 팀들과 연결됐고, 최근에는 선발진 보강을 하지 못한 팀들과 자주 언급되고 있다. '어썸킴'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그중 하나로 손꼽힌다.
팩스턴을 떠나보낸 보스턴도 영입 후보 중 하나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인사이드 더 레드삭스'는 "다저스는 지난 몇 달간 10억 달러 이상을 썼음에도 FA 영입에 지갑을 여는 걸 멈추지 않고 있다"며 "팩스턴과 다저스의 계약으로 보스턴이 고려해야 하는 선발투수 후보 한 명이 줄었다"고 보스턴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어 "스넬과 몽고메리가 예산 범위에서 벗어나는 투수들이라고 할 때 로렌젠, 클레빈저, 류현진이 보스턴의 선발진을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옵션"이라며 류현진 영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2024시즌을 준비 중인 류현진이 어느 팀과 손을 잡게 될까. 그리고 그 시점은 언제일까. 이제 류현진의 결정만 남았다.
◆류현진 2013~2023년 연도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성적
-2013년: 30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2014년: 26경기 152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6년: 1경기 4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11.57
-2017년: 25경기 126⅔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
-2018년: 15경기 82⅓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2019년: 29경기 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2020년: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2021년: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
-2022년: 6경기 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
-2023년: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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