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서울대병원이 정치인 눈치보는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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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흉기에 찔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송받은 서울대병원은 쩔쩔맸다.
수술 뒤 감염과 후유증 우려로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는 서울대병원 발표를 본 의사는 필자에게 "1.4㎝ 환부가 감염될까 봐 일반실에 못 보내는 병원이면 감염관리가 바닥이고, 후유증 걱정이 심각하면 진료 실력을 못 믿는 것"이라며 "이 대표 감싸주다가 병원 망신을 자초했다"고 혀를 찼다.
이 대표를 감싸준 서울대병원 이송 대처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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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흉기에 찔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송받은 서울대병원은 쩔쩔맸다. 언론 브리핑을 공지했다가 급히 취소하더니, "부산대병원 요청으로 받았다"던 다음날 발표를 부산대병원에서 "그런 적 없다"고 정면 반박해도 시종 못 들은 척했다.
수술 뒤 감염과 후유증 우려로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는 서울대병원 발표를 본 의사는 필자에게 “1.4㎝ 환부가 감염될까 봐 일반실에 못 보내는 병원이면 감염관리가 바닥이고, 후유증 걱정이 심각하면 진료 실력을 못 믿는 것”이라며 “이 대표 감싸주다가 병원 망신을 자초했다”고 혀를 찼다. 필자는 의사가 아니므로 서울대병원 수준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정계 거물 환자에 대한 눈치보기는 확실히 느꼈다. 그런 이유는 “병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이라고 서울대병원 내부를 잘 아는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서울대 의대와 별개 공공기관이다. 애초엔 서울대 의대 부속병원이었으나 1978년 정부가 서울대병원 설치법을 제정하고 특수법인으로 서울대에서 떼어냈다. 서울대병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이 법 제10조 3항). 1978년 이후 모든 대통령이 이사회가 올린 대로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줬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2월 사상 처음 원장 후보 2명을 모두 반려했다. 이유 설명은 없었다. 당황한 병원 이사회는 후보군을 다시 골라 올렸고, 윤 대통령은 새 후보들 중 병원장을 낙점했다.
차관급 고위직인 서울대병원장 임기는 3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 차기 원장을 교체할지 현 원장을 계속 시킬지 윤 대통령이 또 결정한다. 차차기 병원장은 다음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래서 “서울대병원은 윤 대통령 코드에 맞추면서 동시에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이 대표에게도 보험을 들어놔야 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이 대표를 감싸준 서울대병원 이송 대처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박근혜 정부에선 최순실씨 단골 의사로부터 수술용 봉합사를 납품받아 논란이 있었다. 나중에 무혐의 처분됐으나, 문재인 정부에선 홍남기 부총리가 병원장과 통화하고 아들이 바로 입원해 특혜 의혹이 일었다. 병원에 정치적 구설이 이어지는 이유도 병원 인사가 대통령과 정부 입김을 타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처음 추천된 병원장 후보들이 윤 대통령에게 퇴짜맞던 무렵 서울대병원 상임감사에 사상 처음으로 전직 검찰 수사관을 임명했다.
서울대병원이 정치 바람에 휘둘리지 않게 하려면 우선 병원장부터 대통령이 낙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안은 많다. 대통령은 이사회가 올린 1순위 후보자를 임명하도록 명문화하거나(2019년 국립대학병원설치법 개정안), 병원 교수들이 직·간선제를 혼용해 단일 후보자를 선출해서 추천하거나(서울대 총장 선임방식), 병원 이사회가 원장 후보를 직접 선출해 임명하게끔(KAIST 총장 선임방식) 서울대병원설치법을 개정하면 된다.
일본 도쿄대 병원장은 도쿄대 총장이 임명한다. 미국 주립대 부속병원장은 병원 이사회가 임명한다. 일본 총리나 미국 주지사가 임명하지 않는다. 일개 대학병원장을 국가원수가 3년마다 낙점하고 눈치 보게 만드는 권위주의 시대 적폐는 버릴 때가 됐다.
이동혁 바이오중기벤처부장 d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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