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에 '파킹통장'도 매력 뚝

유제훈 2024. 1. 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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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종료 기대감에 인기를 끌었던 수시입출금식통장(일명 파킹통장)의 금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자행 대표 파킹통장 상품인 '제일EZ통장'의 기본금리를 연 2.6%에서 연 2.1%로 0.5%포인트 인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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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종료 기대감에 인기를 끌었던 수시입출금식통장(일명 파킹통장)의 금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21일 서울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자행 대표 파킹통장 상품인 '제일EZ통장'의 기본금리를 연 2.6%에서 연 2.1%로 0.5%포인트 인하한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이 상품의 최고 금리 역시 연 3.6%에서 연 3.1%로 조정된다.

제일EZ통장은 SC제일은행 신규고객에게 6개월간 300만원 한도로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부여하는 상품으로, 시중은행 파킹통장 중에선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SC제일은행이 이 상품의 금리 인하를 결정한 원인은 빠르게 인하하고 있는 시장금리에 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준거 금리로 불리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1일만 해도 4.146%에 달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종료 시사 이후 크게 하락했다. 지난 22일 기준으론 3.579%까지 내렸다. 자칫 역마진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비단 파킹통장만의 일은 아니다.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단리) 금리는 최고 연 3.50~3.60%로 조사됐다. 은행채 발행한도 규제가 폐지되고, 시장금리마저 하락하면서 은행권으로선 높은 금리에 수신을 유치할 유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파킹통장 상품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저축은행권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 선두권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연 3.3%로 0.2%포인트 인하했고,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OK읏백만통장의 금리를 최고 연 4.0%에서 3.5%(100만~500만원)로 0.5%포인트 내렸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 수신상품 대비 1%포인트 안팎의 갭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도 평균 연 3.84%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저축은행의 경우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수신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부동산 호경기를 거치면서 쌓인 건전성 문제가 발목을 붙들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권의 연체율은 6.15%로 은행권(0.39%)을 크게 상회한다. 저축은행권으로서도 높은 금리에 수신을 유치해 무리하게 여신을 확대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연체채권 매각 등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되더라도 금융권 수신금리가 빠르게 등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금리 인하기에 대비해 남아 있는 고금리 상품을 눈여겨보거나, 단기 예금 등으로 방망이를 짧게 쥐고 증권 등 다른 투자처의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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