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PO 실적 전년비 73% 급감…회사채는 호황

차민영 2024. 1. 24.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

지난해 한국 증시 약세장에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전년인 2022년에 비해 73% 줄었다. 신규 투자를 미루는 기업들이 늘면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유상증자 금액도 15% 이상 감소했다. 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인 회사채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회사채 발행 시장은 호조를 기록했다.

주식·회사채 통한 직접금융 조달 실적 20.1% ↑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주식·회사채 공모 발행액은 245조6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조935억원(20.1%) 증가했다. 주식 시장의 부침을 회사채 발행시장 호조가 상쇄한 결과다.

주식 시장에서의 공모 발행 실적은 184건으로, 기업들은 총 10조8569억원을 조달했다. 174건을 기록했던 전년(21조9408억원)에 비해 11조839억원(50.5%) 줄어든 수치다. IPO와 유상증자가 모두 감소한 영향이다.

IPO 건수는 119건으로 전년 115건 대비 4건 늘었으나, 금액은 3조3515억원으로 전년보다 9조7518억원(73.0%) 줄었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은 5곳뿐이며 9962억원을 조달했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114곳은 2조6035억원을 조달했다.

작년 주식시장에선 시장 침체로 HD현대삼호중공업·마켓컬리·케이뱅크·오아시스·서울보증보험 등이 시장 상황상 제값을 받기 힘들다는 이유 등으로 상장을 연기했다. 금감원은 "대어급 기업의 상장 일정 지연으로 건당 평균 공모규모(302억원)가 전년(1161억원) 대비 크게 감소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 수요도 줄었다. 유상증자 건수는 65건으로 전년 59건 대비 6건 증가했으나, 자금 규모는 7조2572억원에 그쳐 전년의 1조3321억원(15.5%) 감소했다. 수요처별로는 코스피 5조 2659억원, 코스닥 1조6928억원, 코넥스 314억원, 비상장사 267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경기 부진에 따른 투자 환경 악화로 시설자금 수요 등이 감소한 결과"라고 짚었다. 일각에선 주가 하락 시기 발행가가 낮아질 경우 동일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발행 주식수를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유증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주식수의 증가는 곧 지분가치의 희석을 의미한다.

리스크 회피…회사채 발행금액 28.6% ↑

같은 해 회사채 발행실적을 보면 총 4288건으로 234조8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3382건, 182조6339억원 대비 52조1774억원(28.6%) 증가한 수치다. AA등급 우량물을 중심으로 안전자산인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로써 2023년 말 기준 전체 회사채 잔액은 641조3262억원으로 전년 말(623조5097억원) 대비 17조8165억원(2.9%) 증가했다.

금감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 등 불안 요인들로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AA등급 이상 우량물 비중이 75.5%에서 79.4%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우려로 중장기채 투자 수요가 감소해 1년 이하 단기채 비중도 1.0%에서 4.7%로 상승했다"며 "자금용도 측면에선 시설자금 수요가 줄고 채무상환 목적 위주로 발행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채는 2810건으로 174조128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이는 전년의 2209건, 138조328억원 대비 36조952억원(26.1%) 늘어난 규모다. 금융지주채는 전년 대비 19.2% 줄었고 은행채와 기타금융채는 38.1%, 24.9% 늘었다. 금감원은 "고금리 예금 상품 만기가 도래한 데다, 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면서 은행채 비중이 37.7%에서 41.3%로 늘었다"고 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역시 1032건, 172조4024억원으로 전년의 848건, 14조2281억원 대비 3조1743억원(22.3%) 늘었다. 다만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규모는 74건, 4조8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P-CBO는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등이 신용을 보강해 발행하는 ABS의 한 종류다.

CP·단기사채 발행실적도 18.5% ↓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발행실적을 보면 총 1263조9849억원으로 전년(1550조1075억원) 대비 286조1226억원(18.5%) 감소했다. CP 발행액은 408조48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조1090억원(4.5%) 줄었다. 이로써 2023년 말 CP 잔액은 198조3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조4501억원(6.8%) 감소했다.

부문별 발행실적은 일반CP는 234조3956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29조8261억원, 기타 ABCP는 144조26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7%, 0.2%, 10.8% 감소했다.

단기사채 발행액은 855조4993억원으로 전년의 1122조5129억원 대비 267조136억원(23.8%) 감소했다. 이로써 2023년 말 단기사채 잔액은 66조388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조5506억원(9.0%) 감소했다.

부문별 발행실적을 보면 PF-AB단기사채는 153조7552억원, 기타 AB단기사채는 119조2730억원, 일반단기사채는 582조4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12.0%, 28.0% 감소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