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꼭 풀타임!"…김도영 "야구 인생, APBC 한일전 토대로 마음 잡고 하겠다"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84경기 340타수 103안타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72득점 2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4. 지난해 프로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낸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받은 성적표다.
표면적으로 보면 전년도(103경기 224타수 53안타 타율 0.237 3홈런 19타점 37득점 13도루 OPS 0.674)보다 수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팀과 선수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그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김도영은 지난해 4월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경기 도중 교체됐다. 검진 결과는 왼쪽 중족골(5번째 발가락) 골절 진단. KIA 구단은 "김도영이 수술을 받은 뒤 복귀하기까지 약 12~16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렸다.
쾌조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시작한 김도영은 그렇게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고, 6월 23일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통해 복귀를 알렸다. 만약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전년도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
김도영은 23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족하는 부분도 있었고 아쉬웠던 점도 많았는데, 부족한 점이 더 많이 보였기 때문에 아쉬운 한 해였던 것 같다"며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고, 또 아쉬웠던 경기들이 매우 많았다. 그러다 보니 뒤로 갈수록 조바심을 느끼면서 소심하게 플레이를 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2023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야구는 멘털 게임이지 않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 보면 흐름이 그렇게 흘러가는데, 경기를 통해 그런 모습이 나왔고 실책이 많았던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며 "2022년에는 실책 개수를 신경 쓰기보다는 그냥 적응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고, 지난해에는 제대로 적응한 뒤 치르는 첫 시즌이었는데 어이없는 실책이 많았다"고 복기했다. 실책 개수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13개였지만, 느낌이 달랐다는 게 김도영의 설명.
몸 관리의 중요성도 느낀 김도영은 "원래부터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즌 초반의 경우 나도 모르게 갑자기 찾아온 부상이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며 "관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내 선에서 부상을 당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리 안 다치고 관리할 수 있게끔 몸을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래도 김도영은 복귀 이후 큰 기복 없이 순항했고, 특히 9월 이후에는 홈런을 5개나 몰아쳤다. 같은 기간 동안 도루를 12개나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도영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중간에 페이스가 좀 떨어졌는데 시즌 후반에는 좋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쁘지도 않았다. 그런 부분을 통해 '프로 선수가 돼 가고 있는 과정이구나'라고 생각해서 올해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팀에 필요한 부분을 위해 뛰어줄 땐 뛰어야 하는 만큼 신중하면서도 도루를 많이 시도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김도영의 2023시즌은 막을 내렸지만, 쉴 시간이 없었다. 김도영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소집을 위해 일본 도쿄로 향했다. 주전 3루수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여러 선수와 호흡을 맞췄다. 대회 성적은 15타수 3안타 타율 0.200 1타점 4득점 OPS 0.560.
APBC의 기억을 떠올린 김도영은 "솔직히 좋았던 점이 없었다. 안 좋았던 점이 많았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걸 알았기 때문에 성장한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후 국제대회에 출전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많이 느끼고 깨달았다"며 "처음 보는 공이 꽤 있었는데,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도영은 대회 마지막날 예상치 못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연장 10회초 무사 1·2루에서 번트 실패 이후 유격수 방면으로 땅볼을 쳤는데, 이게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타자주자 김도영이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귀국 이후 곧바로 병원으로 향한 김도영은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파열 및 견열골절 진단을 받았다. 병원은 4개월간 재활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도영은 "한일전은 재밌었던 것 같다. 솔직히 나 때문에 팀이 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날을 통해 경기의 플랜이 생겼던 것 같다. (그때의 기억을) 완전히 잊어버리긴 했지만,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그 경기를 토대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첫 국제대회이기도 했고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소화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프로 데뷔 이후 첫 시즌 개막전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다음엔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고, 부담감을 덜어내야 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APBC 이후 두 달이 지났다. 김도영은 회복 및 재활에 힘을 쏟는 중으로, 다음주 1군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호주 캔버라로 떠날 예정이다. 그는 "함평(2군)에서 회복과 재활로 몸을 만드는 중이고 스케줄에 맞춰서 잘하고 있다"며 "호주에선 수비 훈련을 많이 해야 할 것 같고 아직 배트를 잡고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스텝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수비의 경우 보완할 수 있는 점에 집중하고, 체력의 경우 풀타임을 뛸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KIA 내야진에는 새로운 지원군, 베테랑 서건창이 가세했다. 지난 15일 KIA와 연봉 5000만원, 옵션 7000만원 등 총액 1억 2000만원에 계약하면서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KIA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야수진에 서건창의 경험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도영은 "베테랑 선배님이 오시지 않았나. 전성기 때 200안타까지 치셨기 때문에 분명히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며 "경쟁이라고 해서 따로 보여줄 건 없다. 지난 2년 동안 항상 경쟁했기 때문에 올해도 똑같이 준비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다만 몸 상태가 완벽하다는 전제조건에 문제가 없다면 개막전 출전도 가능하다. 김도영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면서 "기록에 대한 목표를 갖고 있진 않다. 풀타임으로 시즌을 뛰고 싶다는 목표를 2년 연속으로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올핸 그걸 꼭 이루고 싶다. 팬분들도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걸 원하실 것 같다. 안 다치게끔 몸을 잘 만들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KIA가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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