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불구경 왔냐” 항의…대통령실 “상인 모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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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화재가 발생한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한 뒤 대통령실은 "현장 상인들 모두가 대통령에게 박수로 감사를 보냈다"고 브리핑했다.
대통령실과 현장 상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통령 방문 일정과 관련해 현장에서 일부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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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인들은 “만나지 못했다”며 거세게 항의
윤석열 대통령이 화재가 발생한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한 뒤 대통령실은 “현장 상인들 모두가 대통령에게 박수로 감사를 보냈다”고 브리핑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부 상인들은 대통령을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다면서 “불구경 왔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대통령 방문 일정 및 동선과 관련해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현장 방문 일정 자체가 너무 짧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후 1시30분쯤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화재현장에서 상황보고를 받은 뒤 상인회 건물 1층에서 상인대표 등을 만났다. 상인회 건물 2층에서도 일부 상인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지만 2층까지 방문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은 1시50분쯤 현장을 떠났다.
윤 대통령이 떠나려고 하자 2층에서 기다리던 일부 상인들이 “우리 얘기를 들어달라”며 1층으로 내려가려고 했지만 경호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상인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현장 영상도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 속에서 상인들은 “불난 거 구경하러 왔냐”, “대통령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상인은 “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희들도 안 보고 그냥 가시면 안 되죠”라며 “왜 왔냐고 물어보고 싶다”고 따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피해 점포 수 등 피해 현황을 꼼꼼히 질문하며 현장을 살피고 상인들을 면담했다”며 “상가 1층 로비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드리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나온 150여 명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상인 대표는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대통령의 방문에 화답했고 현장 상인들 모두가 대통령에게 박수로 감사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발이 알려지자 “김태흠 충남지사의 안내로 상가동 1층에서 피해 상인 대표들을 만나 화재로 인한 고충과 정부에 대한 요청사항을 들었다”면서 “현장에서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운 경우에도 이에 준하는 지원을 하는 등 피해 복구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추가로 공지했다.
대통령실과 현장 상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통령 방문 일정과 관련해 현장에서 일부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상인들의 불만 소식에 다시 현장을 찾은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통령께서 오늘 새벽 화재 상황을 보고받고 관계 부처에 조치를 지시한 뒤 인명피해가 나지 않으면 안 오셔도 되는 상황에서도 찾아주셨다”면서 “대통령이 상가 1층을 방문했을 때 1층 전체와 2층 연결 계단이 상인, 주민들로 꽉 차 2층에 계셨던 분들까지 모두 내려온 걸로 생각됐고, 올라가고 싶어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애초에 윤 대통령의 화재 현장 방문 일정 자체가 너무 짧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이날 화재 현장에 머무른 시간은 20분 정도에 불과하다.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대통령을 기다리던 많은 상인들을 만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윤 대통령의 화재 현장 방문은 갈등설이 나왔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으로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현장 행보를 하나의 ‘정치쇼'로 폄훼했다”며 “민주당의 저급한 현실 인식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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