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역 김준수·윤제원 “내면의 여성적 부분 끄집어내요”

장지영 2024. 1. 2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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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화제작인 남성 창극 '살로메'(2월 2~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의 타이틀롤은 두 배우가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김준수는 "살로메 역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또 여성 역할이라는 것 때문에 잠깐 망설였지만, 남성 창극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좋아서 수락했다"면서 "여기에 창극을 잘 이해하는 고선웅 선생님이 대본을 썼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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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창극 ‘살로메’ 타이틀롤 맡아… 김준수는 네 번째 여성 역할로 화제
남성 창극 ‘살로메’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준수(왼쪽)와 윤제원의 콘셉트 사진. ©Joonyeol

올겨울 화제작인 남성 창극 ‘살로메’(2월 2~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의 타이틀롤은 두 배우가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바로 국악계 아이돌 스타로 불리는 김준수(32)와 뮤지컬과 창극을 오가는 신예 윤제원(28)이다.

남성 창극 ‘살로메’는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 희곡을 고선웅 각색, 김시화 연출로 선보인다. 남성만 출연하는 이번 작품에서 두 배우가 퇴폐와 관능의 대명사인 살로메를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간다.

국립창극단 간판스타인 김준수의 경우 여성 역할은 이번이 네 번째. 김준수는 그동안 국립창극단에서 흥보, 몽룡 등 전통적 배역부터 창작창극인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 ‘리어왕’의 리어까지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했다. 특히 여성 역할인 ‘트로이의 여인들’의 헬레네와 ‘패왕별희’의 우희를 연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내 이름은 사방지’에서도 여성을 연기해 호평받은 바 있다.

남성 창극 ‘살로메’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준수(왼쪽)와 윤제원이 최근 대학로 인근 연습실에서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oonyeol

김준수는 “살로메 역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또 여성 역할이라는 것 때문에 잠깐 망설였지만, 남성 창극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좋아서 수락했다”면서 “여기에 창극을 잘 이해하는 고선웅 선생님이 대본을 썼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살로메 역의 윤제원은 어릴 때부터 판소리를 배웠지만, 국립국악중학교 졸업 후 안양예고와 중앙대 연극학과를 진학하며 연극과 뮤지컬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웠다. 어린 시절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과 국립창극단의 ‘장화홍련’에도 출연했던 그는 2022~2023년 서울예술단 계약단원으로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금란방’ ‘신과 함께’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특히 지난해 가을 서울예술단 ‘순신’에선 이자람과 함께 도창 역할인 무인으로 더블캐스팅 됐다.

윤제원은 “10년 정도 공부한 판소리가 결국은 배우로서 나만의 특기가 됐다. ‘순신’에 이어 ‘살로메’도 판소리 덕분에 캐스팅됐다”면서 “‘살로메’ 제안을 받자마자 하고 싶었다. 다만 내가 그동안 쭉 판소리를 했던 게 아닌 만큼 인물 연기에 집중하면서 소리적인 부분은 적정한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남성 창극 ‘살로메’의 의상을 담당한 디자이너 이상봉이 극 중 살로메가 입을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 ©Joonyeol

김준수와 윤제원이 연기하는 살로메는 극 중 ‘일곱 베일의 춤’으로 대표되듯 남자들을 유혹해 파멸시키는 팜므파탈이다. 이번 작품의 작가와 연출가 모두 두 배우에게 외적으로 여성적인 접근을 하는 대신 내면의 여성적 자아를 통해 표현할 것을 주문했다.

김준수는 “살로메라는 캐릭터는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다. 자신이 욕망하는 것은 무조건 가져야 하는 인물로 예민함과 히스테리가 강하다. 그동안 여성 역할을 연기한 적 있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감정을 오가는 캐릭터는 처음이라 재밌다”면서도 “살로메 의상이 이전 여성 역할 때보다 노출이 많아서 피팅할 때 좀 당황했다”며 웃었다. 그리고 윤제원은 “사람은 누구나 내면에 남성적인 부분과 여성적인 부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섬세하고 예민한 부분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런 면모를 끄집어내려고 노력했다”면서 “이번에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김준수 선배님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 피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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