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세 투입된 트럼프 장남 "난 바이든 아들보다 나은 인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 장남을 투입했다. 탈세를 비롯해 마약중독과 총기 소지 등 9건의 혐의로 기소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을 겨냥한 포석이다.
트럼프 그룹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는 22일(현지시간) 뉴햄프셔 홀리스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아버지 대신 단독으로 진행했다. 그는 유세를 마친 뒤 중앙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유세에 나선 배경을 직접 시사하는 말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당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보다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동안 망설였다. 그는 그대로 준비된 차량을 타고 떠나려다 뒤를 돌아보며 “그래도 나는 헌터 바이든보다는 나은 인간(better human)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뒤 유세장을 떠났다.
헌터 바이든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는 최대 징역 17년형을 받게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헌터를 공격하기 내세운 트럼프 주니어도 현재 재산 부풀리기 의혹으로 기소된 상태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해 트럼프 일가의 ‘트럼프 그룹’이 대출을 받기 위해 자산을 부풀린 재무제표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그룹 부회장인 트럼프 주니어 등도 기소했다.
실제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유세 내내 헌터 바이든을 겨냥한 독한 말을 쏟아냈다.
그는 “여러분들은 급진적인 가톨릭 신자들에게 멀리 떨어져야 한다”며 “총기 난사범 중에 좌파와 트랜스젠더가 많아 보이지만, 사실 총기 난사에 가장 특권을 가진 층이 바로 급진 카톡릭 신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친 소리처럼 같겠지만 이건 진실이고, 정말 농담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은 가톨릭 신자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마약중독 기간 중 불법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점을 공격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2021년 ‘1ㆍ6 의회 난입 사건’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바이든은 정부의 가장 강력한 모든 기구와 법 집행 기관을 총동원해 그의 정치적 라이벌을 가두려 하고 있다”며 “(3년전)1월 6일에 의회의 담장을 흔들었던 사람들이 수년간 징역을 살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했다.
자신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정치적 음모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내내 FBI를 비롯해 법무부의 명단에 언제나 내 이름이 가장 위에 기록돼 있다”며 “여기 모이신 여러분도 오늘 저를 만나러 왔으니 여기 계신 모두의 이름도 그 장부에 오르게 됐다. 모두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마지막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도 바이든을 끌어들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헤일리를 겨냥해 “핼러윈 때 보수주의자로 흉내내기 위한 옷을 입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에 거액을 지불하고 있는 기부자들이 니키 헤일리를 함께 지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그것은 바이든과 헤일리가 결국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이스라엘ㆍ우크라니아 전쟁과 관련해선 “바이든은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전쟁에 바로 여기 있는 당신들의 아이들을 보내 죽게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음모론에 가까운 그의 이러한 주장에 트럼프 지지자들은 일제히 ‘미국(USA)’를 연호했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헌터 주니어에 대한 언급 외에 ‘트럼프 2기의 한반도 전략’, ‘김정은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겠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홀리스=김형구ㆍ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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