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없어지면 ‘소’는 누가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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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른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지만, 통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과제와 상충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거대 자본을 갖춘 이동통신 3사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중소 업체인 제4이동통신사가 밀리는 구도가 출범 전부터 만들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전면 폐지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정책과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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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사 선정돼도 자본력↓
알뜰폰 사업자도 고사 우려
정부가 이른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지만, 통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과제와 상충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거대 자본을 갖춘 이동통신 3사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중소 업체인 제4이동통신사가 밀리는 구도가 출범 전부터 만들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자들 역시 이동통신 3사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23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전면 폐지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정책과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시장 과점 체제 개선을 위해 알뜰폰 사업자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제4이동통신사를 신설해 경쟁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그러나 단통법 폐지로 인해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경우,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업체들이 고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장 제4이동통신사가 출범 이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달 19일 마감된 주파수 할당 신청에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등 3개 법인이 나섰다. 정부는 이들 법인을 모두 신규 사업자로 ‘적격’으로 판정했고, 오는 25일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기업이 해당 주파수를 할당받는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선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조단위 재원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 3개 법인은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7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스테이지파이브는 자본잠식 상태이며, 마이모바일의 컨소시엄 주관사인 미래모바일은 구체적인 주주 구성 및 자본금 규모를 공개한 바 없다. 제4이동통신사에 선정되더라도 기존 이동통신 3사와의 마케팅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어떤 법인이 선정되더라도 자본력이 먹구름인 상황에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당장 충분한 자본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큰 상황에서 경쟁을 활성화한다는 정부 기조에 얼마나 따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단통법 폐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단통법이 폐지돼 보조금 경쟁이 과열된다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들이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이동통신 3사가 중저가 요금제를 줄줄이 내놓는 상황이라 여기에 더해 보조금까지 늘어날 경우 알뜰폰 사업자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단통법 폐지가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말 시장의 경쟁이 안정화됐고 5G 보급률도 70%에 육박했다”면서 “이동통신 3사 간의 경쟁보다는 알뜰폰 사업자 가입자로의 이탈이 더 많아진 상황이라 3사 간의 경쟁이 벌어질 확률은 낮다”고 분석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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