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은행 문턱, 대기업·주담대 위주로 낮아진다
올 1분기 기업과 가계의 은행 대출 문턱이 이전보다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으로 이런 추세가 두드러진다. 반면 2금융권은 부동산발(發)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기조가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204곳의 여신업무 담당자 대상으로 올해 1분기 대출행태 전망 등을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금융사들이 대출을 취급하면서 심사 등을 얼마나 깐깐히 하는지 보여주는 자료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심사를 완화하겠다는 곳이 더 많다는 뜻이며, ‘마이너스(-)’면 그 반대다.
1분기 은행의 기업·가계 대출 심사는 지난해 4분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형별로는 대기업(지난해 4분기 -6→올해 1분기 8)·중소기업(0→6), 가계주택(-14→3)·가계일반(0→3) 대출태도지수가 모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덜 깐깐하게 보는 쪽으로 옮겨갔다. 송길성 한은 은행리스크팀장은 “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무조건 대출을 늘리기보단 우량 기업 중심으로 가다 보니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완화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가계주택 대출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규제 강화에도 이달부터 시행된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확대 등으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시중 은행들은 주담대 이자가 싼 곳으로 옮겨가려는 ‘갈아타기’ 고객에 대출 이자 지원, 포인트 지급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2금융권은 대체로 ‘대출 심사 강화’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저축은행·카드사 등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를 찍었다. 저축은행 등은 기업의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연체율이 지속함에 따라 여신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 심사를 계속 깐깐하게 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월 5.06%에서 9월 6.15%로 빠르게 오른 상황이다. 다만 생명보험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건전성을 바탕으로 우량 고객 대출 문턱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1·2금융권을 가리지 않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출 부실 등 뇌관은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은행 신용위험은 기업·가계 모두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업·숙박음식업·영세 자영업자 등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 이자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다. 2금융권의 신용위험도 높게 나왔다. 저신용·저소득층에서 빚을 갚을 여력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관련 대출 위험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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