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0골’ 처참한 중국 축구…팬·언론 “헤엄쳐서 돌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 중인 중국 축구대표팀이 결국 망신을 당했다.
중국은 지난 22일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A조 최종전에서 개최국 카타르에 0-1로 졌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6위 타지키스탄, 레바논(107위)과 잇달아 0-0으로 비긴 중국(79위)은 58위 카타르에게 지면서 2무1패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중국이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건 지난 1976년 이후 48년 만이다.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악의 부진에 중국 언론과 팬들이 함께 폭발했다. 소후닷컴은 “치욕적인 역사가 만들어졌다”면서 “아시안컵에 13차례 출전한 중국이 조별리그를 무득점으로 마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악’이라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시나스포츠는 “중국축구협회가 엄선해 지휘봉을 맡긴 알렉산다르 얀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은 중국 축구를 아시아 3류에서 4류로 끌어올렸다”고 비꼬았다. 관련 기사에는 “선수단 모두 헤엄쳐서 돌아오라”는 등 분노 가득한 팬들의 댓글이 잔뜩 달렸다.
중국 축구의 부진은 표면적으로 골 결정력 부족에 기인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뿌리 역할을 하는 중국리그의 쇠퇴에 원인이 있다. 한때 천문학적인 예산을 편성하며 ‘축구굴기(축구를 통해 일어선다)’를 부르짖었지만, 갑작스럽게 쏟아져 들어온 거액의 자금이 오히려 독이 됐다. 축구협회와 프로축구 양쪽에서 뇌물·횡령·승부조작 등 비리가 줄줄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거품이 꺼졌다. 현재는 중국 대다수 프로축구팀의 예산이 대폭 깎여 선수들이 임금 체불에 시달리는 등 혹한기를 겪고 있다.
그런데도 여론의 화살은 대표팀 얀코비치 감독을 향하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얀코비치호에게선 기술과 전술 중 어느 것도 발견할 수 없다”면서 “선수단 노쇠화도 심각하다. 평균 연령이 29.7세로 이번 대회 24개 팀 중 두 번째로 늙은 팀”이라고 지적했다.
맹비난에도 얀코비치 감독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카타르전 직후 “조별리그 무득점과 대표팀의 경쟁력은 무관하다”면서 “우린 단지 몇 번의 기회를 놓쳤을 뿐이다. 그저 운이 없었던 것이며, 어떤 나라도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부채질했다.
그는 또 “이 세상의 모든 사령탑은 ‘경질된 감독’과 ‘경질될 감독’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서 “그만두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감독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덧붙여 자신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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