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가 벌써 노화 방지 화장품을… 빨리 바를수록 좋을까?

이슬비 기자 2024. 1. 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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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노화 방지법을 소개하는 10대 인플루언서(왼쪽)와 청소년도 레티놀을 발라야 한다고 설명하는 인플루언서./사진=틱톡, 유튜브 캡처
'피부관리법(skincareroutine)'은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소재다. 틱톡에서만 해도 해시태그 조회수가 무려 770억 회를 돌파했다. 관심 있게 보는 시청자의 상당수는 놀랍게도 아직 피부가 좋은 10대~20대 초반이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해 10대 청소년들이 피부관리에 쓰는 비용이 전년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10대 인플루언서들은 노화 방지 비법으로 SPF50 이상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발라야 한다고 말하고, 노화 방지성분으로 인기를 끄는 레티놀을 추천하기도 한다. 20대 초반 사이에서는 보톡스 시술 후기도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이렇게 어린 나이부터 피부 노화를 관리하는 게 정말 도움이 될까?

◇자외선 차단제, 어릴 때부터 사용해야
자외선 차단제는 도움이 된다. 자외선은 어느 연령대에서든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어릴 때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면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성인이 됐을 때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잡티가 생기는 등 피부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 피부 색소침착, 주름 등은 자외선으로 인한 광노화가 쌓이면서 발생한다. 20세 이전에는 햇빛에 노출되더라도 피부 속 색소세포인 멜라노사이트가 휴식기를 거칠 때가 많아 색소침착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20세 이후부터는 멜라노사이트의 활동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어릴 때부터 피부 속에 축적된 멜라닌이 햇빛을 받으면 과잉 생산돼 기미, 주근깨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 자외선은 피부 세포의 DNA, 콜라겐, 엘라스틴 등의 성질을 바꿔 놓는데, 바뀐 세포들이 쌓이면서 피부 노화 속도를 앞당긴다. 15세 이전에 피부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심한 일괄화상은 향후 피부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는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레티놀, 피지 많은 청소년만 사용법 지켜 써야
레티놀은 정확한 정보 없이 10대 청소년이 발랐다간 오히려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 비타민 A의 한 종류인 레티놀은 최근 성인 여성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성분이다. 실제로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 아이오페에선 레티놀 화장품 출시 1년 만에 약 26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기의 배경은 엄청난 레티놀의 효과다. 레티놀은 피부 세포와 만나면 레티노익산을 만들어 콜라겐을 합성시키고 탄력섬유를 재생한다. 실제로 ▲주름을 개선하고 ▲얼굴을 환하게 하고 ▲피부 손상을 감소시키는 등 항노화 효과를 내는 것이다.

다만, 이 모든 효과 검증은 '성인' 피부에서 이뤄졌다. 서동혜 원장은 "성인과 달리 아직 피지선이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은 레티놀을 썼다가 오히려 피부가 뒤집어 질 수 있고, 자극받아 피부벽이 손상되면서 노화가 촉진될 수도 있다"고 했다. 레티놀은 효과가 큰 만큼 자극도 강하다. 레티노익산이 세포에 침투하면 염증과 홍반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 연구 결과, 레티놀 3300IU가 들어 있는 크림을 사용하면 약간의 홍반과 부종 등 중증도의 자극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피지가 많거나 트러블이 심한 청소년은 레티놀을 사용했을 때 어느 정도 도움을 볼 수 있다"면서도 "처음 사용할 땐 2~3일에 저녁에만 소량으로 바르는 3~6개월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레티놀은 빛에 약해 햇빛이 덜한 밤에 사용하고, 아침에 잘 씻어내야 한다. 외출하기 전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톡스, 빨리 시술받았다가 내성 생길 수도
20대 초반에서는 보톡스 시술이 인기다. 그러나 이 시기엔 대부분 보톡스 시술이 필요할 만큼 심한 주름이 없다. 잔주름에 보톡스를 사용했다가 오히려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보톡스는 많이, 자주 맞을수록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큰데, 어릴 때부터 맞으면 전체적으로 보톡스에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진다. 내성이 생기면 향후 필요할 때 시술 효과를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툴리눔 독소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뇌졸중, 편두통, 과민성 방광증후군 등 질환을 치료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10대들 사이에서도 사각턱 등을 교정하기 위해 보톡스를 맞기도 한다. 서동혜 원장은 "보톡스 제품은 대부분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눈꺼풀 경련, 뇌성마비 등에서만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각 12세, 2세 이상으로 연령 제한을 낮추고 있다"며 "권장 나이는 최대한 지키는 게 안전하다"고 했다. 한편, 내성이 생길 위험은 종아리, 승모근 등 몸에 사용하는 보톡스를 맞을 때 특히 더 크다.

◇노화 관리는 20대 중반부터… 10대는 피지 관리해야
그러면 언제부터 피부 노화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좋을까? 김범준 교수는 "20대 초중반이 관리를 시작하기 좋은 나이고, 30대 중반부턴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며 "피부 노화는 20대부터 시작하고, 30대부터 노화가 가속화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10대는 노화 방지 제품을 찾아 바르기보단 피지와 트러블 조절에 초점을 맞춰 피부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 시기에 난 여드름을 오래 방치하면 흉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10대 청소년은 적절한 세안제, 저자극 필링제, 자외선 차단제, 보습제 등만으로도 충분히 적절히 피부를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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