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돼지고기 소비 줄자 "양돈 규모 감축 지도"

중국이 양돈 규모 감축을 지도하겠다고 나섰다. 경제 둔화에 돼지고기 소비가 줄고 가격이 급락하면서다.

2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농업농촌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돼지고기 공급 과잉으로 농가에 큰 손실이 발생했다며 돼지 생산 규모 감축을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거대 양돈 기업이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돼지 사육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그러나 경제가 둔화하면서 중국인들이 돼지고기에도 지갑을 열지 않자 지난해 돼지고기 가격 폭락과 농가 손실 확대, 채무 상승이 이어졌다.

레이류궁 중국 농업농촌부 국장은 지난해 양돈 농가가 돼지 한 마리당 평균 76위안(약 1만4000원)의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손실을 줄이고자 지난해 말 돼지 도축에 속도를 내면서 돼지고기 생산량이 9년 만에 최대치인 5794만t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레이 국장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암퇘지 수가 2022년보다 250만마리 줄어든 4142만마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개체 수가 많아 향후 한두달간 도축이 이어져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겠지만, 번식용 암퇘지 수가 줄어들면 올해 2분기에는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경제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40% 이상 급락했다.

이날 농업농촌부는 양돈 규모 축소와 함께 가축 사료에 사용되는 고단백 대두의 양 역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