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단독 마중, 피해 상인들은 패싱...윤 대통령, 35분 동안 뭘 했나
[심규상, 고종만, 신영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서천 시장 화재 현장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 "불구경만 하러 온 겁니까"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화재 피해를 본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이 "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정작 피해 상인들에게 한 마디 위로나 어떠한 발언도 없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화재가 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을 방문했지만 정작 피해 입은 상인들은 만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는 "1층에서 만난 사람들 속에 상인들이 섞여 있는 줄 알았다, 상인들이 2층에 있는 줄 저도 몰랐다, 알았다면 (대통령님을 모시고) 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날 22일 오후 11시 8분쯤 충남 서천 특화시장에 불이 나 내부 농산물동과 먹거리동을 제외한 수산물동과 일반동, 식당동 점포 227개소(전체 점포의 78%)가 전소됐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후 1시 35분께 화재 피해 현장을 방문해 약 35분 머문 뒤 돌아갔다.
윤 대통령이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서천 화재 현장을 방문하기 전 상황과 방문 당시 과정, 그리고 이후 상인 반응 등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했다.
[오전 7시] 김태흠 도지사·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현장 방문
다행히 큰불이 꺼졌다. 소방대원이 잔불 정리를 시작했다. 마침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지역구 보령 서천)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장을 방문했다. 장 사무총장과 김 도지사는 상인들에게 여러 지원방안을 설명하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이날 오후 방문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상인 대부분 밤을 새웠지만 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흩어지지 않고 먹거리동 2층에 모여 기다리기 시작했다.
[오후 1시] 한동훈 위원장 현장 도착
[오후 1시 30분] 한 위원장이 시장 입구 쪽으로 이동
김태흠 지사 등 다른 인사들은 제자리에 서 있고 한 위원장만 통제실 밖에서 서천수산물특화시장 입구 쪽으로 이동했다. 한 위원장 홀로 시장 입구에 서서 윤 대통령을 마중하려고 기다렸다.
▲ 윤석열 대통령 기다리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
ⓒ 연합뉴스 |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오후 1시 35분께] 윤 대통령 현장 도착
윤 대통령이 현장에 도착 한 위원장과 만났다. 일행과 따로 떨어져 혼자 서 있던 한 위원장은 고개 숙여 인사했고, 윤 대통령은 악수한 후 어깨를 두드렸다. 두 사람은 곧바로 통제실 앞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통제실 앞 야외에서 약 5분여 동안 현장 설명을 들었다. 또 통제선 밖에서 화재 현장을 둘러봤다.
[오후 2시] 윤 대통령 일행 먹거리동 1층 안으로 이동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비롯해 김태흠 도지사 등 일행과 먹거리동 1층 실내로 이동했다.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은 모두 5개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농산물동과 먹거리동은 화재를 면했다.
1층에는 여러 사람이 대기해 있었다. 윤 대통령은 1층에 모여 있던 여러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지원 대책을 설명했다. 1층에 머문 시간은 약 5분여 정도였다.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서천 시장 화재 현장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화재가 난 충남 서천 수산물특화시장을 찾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 남성은 오세옥 충남도의원. |
ⓒ 연합뉴스 |
▲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화재가 난 충남 서천 수산물특화시장을 찾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노박래 전 서천군수, 왼쪽 두 번째 안경 쓴 남성은 김경제 서천군의회 의장, 오른쪽 안경 쓴 여성은 이지혜 서천군의원 |
ⓒ 연합뉴스 |
[오후 2시 10분께] 윤 대통령 일행 현장 떠남
먹거리동 1층을 나온 윤 대통령 일행은 곧바로 현장을 떠나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한 위원장 등 나머지 관계자들도 함께 현장을 떠났다.
[오후 2시 20분] 상인들 항의 시작
상인들이 대기하고 있던 먹거리동 2층으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일행이 현장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2층에선 100명 가까운 상인들이 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 화재현장서 한동훈 만난 윤 대통령, 상인은 안 만나... "불구경하러 왔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화재가 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큰 불로 다수의 점포가 불에 타 시름에 잠긴 상인들을 만나지 않고 떠나 현장에선 "불구경하러 왔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 오마이뉴스 |
▲ 23일 오후 김태흠 충남지사가 화재 피해를 입은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피해 상인들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지 못해 서운함을 표출하는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 |
ⓒ 연합뉴스 |
▲ 김태흠 충남지사가 23일 화재가 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 |
ⓒ 신영근 |
[오후 3시 20분께] 김태흠 도지사 현장 재방문
충남 본청으로 향하던 김태흠 지사가 차를 돌려 다시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김 지사는 남아 있던 상인 30여 명과 만나 현장을 재방문한 이유, 윤 대통령이 상인들과 만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상인들과의 대화는 오후 4시께까지 이어졌다.
"도청으로 향하다 여러분들이 항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차를 돌려 다시 왔다. 설명드리자면 여러분들이 2층에 모여 있는 걸 전혀 몰랐다. 1층에 상인회장님도 계시고 해서 모여 있던 사람들 속에 여러분들이 섞여 있는 줄 알았다. 대통령께서 1층에 모인 사람들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재난지역만큼 지원하겠다고 하셨다. 저 또한 여러분들이 2층에 있는 줄 몰랐다. 알았다면 제가 대통령님을 모시고 올라왔을 거다. 이렇게 언론에 (대통령께서 여러분을 안 만나고 가셨다고) 조각조각 알리면 대통령께서 오시지 않은 것밖에 더 되나. 직접 만나지 못해 서운하겠지만 여러분 의견도 잘 전달됐으니 그렇게 이해해달라."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천 화재현장 찾은 윤 대통령, 상인은 안 만나... "불구경하러 왔나"
- "윤석열 자체가 싫다"던 북한이 1년만에 내놓은 '진심'
- "임금 8일치로 3개월 버텨, 무관심 속 신용불량 나락으로"
- 국힘 의원들의 속내 "한동훈, 윤석열보다 더 필요"
- "80년 5월 31일 국보위 임명장 받으러 간 날, 집권계획 감 잡았다"
-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들깨로 만든 연필
- 대통령실은 왜 이 '사진'을 보도하지 말라 했을까
- 보수논객마저 쓴소리..."잿더미서 윤석열-한동훈 화해연극?"
- 검찰, 현직 치안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
- 문과의 눈으로 본 과학 "현실 모순 고치는데 꼭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