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갈등 수습' 이철규 "尹·韓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이"

심새롬, 황수빈 2024. 1. 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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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김기현 지도부에서 당 사무총장을 지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후 사퇴 19일만에 당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으로 다시 당직을 맡았다. 이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 출범 후 꾸려진 국민의힘 공관위 구성원이가도 하다. 사진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 국면에서 ‘키 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친윤계 핵심이자, 당내 ‘윤(尹)의 메신저’로 통하는 이 의원이 대통령실·여당 지도부 간 갈등을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중재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23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두 사람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상황도 잘 해결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말했다.

Q : 한 위원장 거취 문제는 정리가 된 건가.
A : “오늘 아침 한 위원장에게 ‘이번 총선이 잘 되는 게 우리 모두의 공통 목표’라고 말했다. 대통령도, 한 위원장도, 나도 다 똑같은 마음 아니겠나. 선거에 이겨야 한 위원장도 성공한다. 당 대표는 당 대표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을 보고, 국민을 위해 자기 일을 잘하면 된다.”

Q : 갈등이 생긴 이유는 뭔가.
A : “이렇게까지 불거질 일이 아니었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이) 서로 우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화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하루씩만 서로 여유를 가졌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오해가 금방 풀렸다.”

이철규 의원(맨 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 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부장 판사를 영입했다. 뉴스1


이번 당·정 갈등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에 출마시키려는 것은 사천(私薦)”이라는 취지의 우려를 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고 알려져 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이에 대해 “험지에 나가겠다는 유명후보를 내세워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였다”며 “사무총장, 원내대표, 인재영입위원장 등 간부들과 사전에 논의를 거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Q :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 출마를 논의했나.
A : “한 위원장이 아침 회의 자리에서 ‘김경율 선수가 정청래 지역구로 가겠다는데 이거 멋있지 않아요’라고 묻길래 ‘게임이 되겠네요’라고 했었다.”
김 비대위원에 대한 전략공천, 경선 여부 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까지는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과 공동으로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윤재옥 원내대표도 나도 한 위원장을 잘 모시고 보좌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Q :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 이번 갈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A : “김경율 비대위원도 해당 영상을 ‘차마 보지 못했다’고 했다. 명품백 문제만큼은 몰카 공작이라는 걸 내가 단호하게 주장할 수 있다. 법리와 판례를 따졌을 때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불순한 목적의 범죄 행위다.”

Q : 그래도 논란을 사과하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A : “사과하면 (몰카를 공개한) 상대편에서 기다렸다는 듯 책임론을 제기할 게 불 보듯 뻔하다. 한 위원장도 몰카 공작이라고 정의를 하지 않았나. 근본적 인식에 (나와) 다름이 없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 국민인재 토크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이날 “한 위원장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 이날 아침 전화 통화에서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을 오늘 하루 쉬어가는 게 어떻겠냐”는 제언을 했다고 하는데, 실제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재진과 대화하지 않았다. 대신 한 위원장은 오후에 충남 서천 화재 현장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현장을 둘러본 뒤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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