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마저 쓴소리..."잿더미서 윤석열-한동훈 화해연극?"
[박성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서천시장 화재 현장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전날 밤 대형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을 함께 방문했다. 지난 21일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첫 만남이었던 만큼 이번 방문을 계기로 두 사람의 갈등이 봉합되는가에 관심이 몰렸다.
그런데 기껏 재해 현장을 방문해놓고도 정작 피해 상인들과 윤 대통령과의 면담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재해 현장을 '화해' 무대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피해 상인들은 "오늘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께서 여러분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방문 예정"이라는 김태흠 충남지사의 말을 듣고 먹거리동 2층에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으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상인들은 "밤을 새우고 아침부터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냥 갔다. 상인들을 만나지 않으려면 여길 뭐 하러 왔나. 불구경하러 왔냐"고 성토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현장이 어수선하고 동선이 복잡해 (안전을 이유로) 상인들과 면담이 취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관련 기사 : 서천 화재현장 찾은 윤 대통령, 상인은 안 만나... "불구경하러 왔나" https://omn.kr/276fj).
▲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화재가 난 충남 서천 수산물특화시장을 찾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 남성은 오세옥 충남도의원. |
ⓒ 연합뉴스 |
한편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상인들은 "대통령을 만나려 했으나 경호원들이 내려가지 못하게 막았다"고도 주장했다. <한겨레> 역시 "몇몇 상인들이 사무실에서 뛰쳐나가려 하자,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몸싸움이 벌어졌다"라고 보도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상인들에게 "여러분들이 2층에 모여있는 걸 전혀 몰랐다. 1층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 상인들인 줄 알았다"라며 "경호처도 실수했지만, 저 또한 여러분들이 2층에 있는 줄을 몰라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날 낸 서명 브리핑 내용은 현장 상황과 사뭇 달랐다. 김 대변인은 "현장에 나온 150여 명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상인 대표는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대통령의 방문에 화답했고 현장 상인들 모두가 대통령에게 박수로 감사를 보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2층에 모여 있었으며, 윤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 1층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그들은 오세옥 충남도의원, 노박래 전 서천군수, 김경재 서천군의회의장, 이지혜 서천군의원 등 군의원·도의원을 포함한 지역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즉, 대통령실이 1층에 있던 이들을 피해 상인들로 착각하고 정작 2층에 있던 실제 피해 상인들은 경호처에 의해 대통령과의 면담이 막힌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천특화시장 화재 피해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 더불어민주당 누리집 |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천특화시장 화재 피해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추운 날씨와 거센 눈발에도 대통령을 기다린 피해 상인들을 만나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넬 시간이 없었나. 정말 매정한 대통령"이라며 "더욱이 대통령실은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현장에 나온 150여 명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사실인가"라며 대통령실과 피해 상인들의 상반된 주장을 지적했다.
▲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난 현장인 서천시장에서 벌어진 윤과 한의 아주 부적절한 정치 연극"이라며 "어이가 없다. 무슨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 불에 타 엉망이 되어 버린 잿더미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이 무슨 화해 연극을 한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
ⓒ 정규재 전 논설위원 페이스북 |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 논설위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난 현장인 서천시장에서 벌어진 윤과 한의 아주 부적절한 정치 연극"이라며 "어이가 없다. 무슨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 불에 타 엉망이 되어 버린 잿더미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이 무슨 화해 연극을 한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전 논설위원은 "'현장을 같이 방문한다'는 화해의 쇼로는 다른 장소가 어울리지 않겠나. 어디 장소가 없어서 재난 현장을 화해의 정치연극 무대로 덪칠한다는 말인가"라며 "그런 장소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언론들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나. 누가 재난 시찰이라는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또한 관련 기사에 댓글로 "아무리 급해도 화해 이벤트 자리가 꼭 화재현장어어야만 됐나. 천벌 받는다", "화재현장 위로 하러 갔으면 피해자 위로하고 하는 것이 메인이 되어야지. 한동훈 윤석열 둘 사진 찍은 것이 메인이 되어 버렸네", "현지 상인들과 주민들 안 만나려면 도대체 왜 간 거냐? 정말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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