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男후견인 없는 여성 근로자 구금·해고’…유엔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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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마흐람(Mahram·남성 후견인) 없는 여성의 일상생활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고 유엔 산하 기관이 밝혔다.
이 기간 히잡 등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마흐람 또는 남성 친척을 동반하지 않고 공공장소, 사무실, 교육기관을 방문한 여성 최소 6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탈레반이 운영하는 발크 북부 발전소도 지난해 11월 경제적 이유로 200명의 여성을 해고했지만, 남성 직원은 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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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마흐람(Mahram·남성 후견인) 없는 여성의 일상생활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고 유엔 산하 기관이 밝혔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백 명의 여성을 직장에서 쫓아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와 VOA 등에 따르면 유엔 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이 여성들의 직업 선택, 여행, 의료 서비스 이용 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UNAMA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아프간 관료와 여성 등 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탈레반이 미혼 여성이나 마흐람과 동행하지 않은 여성을 단속하거나 체포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히잡 등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마흐람 또는 남성 친척을 동반하지 않고 공공장소, 사무실, 교육기관을 방문한 여성 최소 6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종의 도덕경찰인 ‘권선징악부’는 지난해 10월 400명의 여성에 대해 아무런 이유 없이 동부 낭가르하르주의 한 소나무 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했다. 반면 남성은 계속 일하는 것이 허용됐다.
탈레반이 운영하는 발크 북부 발전소도 지난해 11월 경제적 이유로 200명의 여성을 해고했지만, 남성 직원은 해고되지 않았다.
권선징악부 관리들은 “미혼 여성이 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의료시설의 미혼 여성 직원에게 결혼하거나 직장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여성 의료 종사자 3명은 마흐람 없이 일한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이들은 “다시는 이런 행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 뒤 풀려났다.
아프가니스탄 남동부에 있는 팍티아주에선 권선징악부가 지난해 12월부터 마흐람 없는 여성들의 의료 시설 이용도 제한했다.
남부 칸다하르주의 권선징악부는 한 버스 터미널에서 마흐람과 동행하지 않은 여성의 버스 이용을 금지했다.
권선징악부는 “여성은 공공장소, 사무실, 교육기관 등을 방문할 때 히잡을 착용하고 마흐람과 동행하라”고 강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당초 '온건 통치'를 약속했지만 2021년 집권 이래 여성들의 공적 생활과 교육을 막아 왔다고 ABC뉴스는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학생들은 6학년까지만 학교에 다닐 수 있다.
2022년 5월엔 여성들에게 눈만 드러낼 수 있는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를 어기면 여성의 아버지 혹은 가까운 남성 친척이 수감된다.
자비훌라 무자디드 탈레반 수석 대변인은 성명에서 “유엔 보고서는 대부분 오해에 기반한 것”이라며 “유엔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과 남성 모두 샤리아를 수행해야 한다”며 “마흐람 제도, 히잡 착용, 교육 및 고용에서 여성 분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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