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에 소비 감소, 수입우유 공세까지…유업계 '3중고'

김흥순 2024. 1.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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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오르는 우유 원유 가격과 저출산 등의 여파로 흰우유 소비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값이 저렴한 해외산 우유 수입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우유의 경우 소비인구가 주는 데다 유통채널의 자체브랜드(PB) 상품과 수입산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이 늘어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주요 제조사들도 가공유나 식물성 대체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활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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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외산 멸균우유 수입액 증가
전년 대비 33%↑…중량 기준 19% 늘어
보관 길고 가격 저렴해 수요 확대

해마다 오르는 우유 원유 가격과 저출산 등의 여파로 흰우유 소비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값이 저렴한 해외산 우유 수입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관 기간이 길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가정뿐 아니라 식품·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CU 해외 직소싱 멸균 우유[사진제공=BGF리테일]

2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우유 수입액은 3094만달러(약 413억원)로 전년 대비 약 33% 늘었다. 중량으로는 3만7361t으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수입액과 중량을 기준으로 4배 안팎 상승했다.

수입 우유는 135~150도에서 2~5초간 가열한 뒤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한 멸균우유를 대표 제품으로 분류한다. 폴란드산이 전체의 80% 이상으로 비중이 가장 높고 호주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도 이를 수입한다. 멸균우유는 국내 제조사가 생산하는 흰우유와 비교해 영양성분 등은 큰 차이가 없고 무균포장용기를 사용해 상온에서 1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포장을 뜯지 않는다면 유통기한은 1년 가까이 된다.

제품 가격은 ℓ당 3000원 선인 국내 우유의 70% 수준으로 저렴하다. 실제 최근 CU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직수입해 판매하는 폴란드산 1ℓ짜리 일반 우유와 저지방 우유의 판매 가격은 2100원으로 책정됐다. 제조사브랜드(NB) 흰우유와 비교해 가격이 최대 46%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빵이나 치즈, 커피 등을 만드는 제조사나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멸균우유 수요가 많았으나 성분과 맛이 기성브랜드 흰우유와 큰 차이가 없고, 가격도 저렴해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국내 제조사의 우유 제품 판매량은 내림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링크에 따르면 주요 제조사의 우유 소매점 총 매출은 2020년 2조4652억원에서 2021년 2조1841억원, 2022년 2조1766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도 11월까지 1조9589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가격이 지속해서 오른 여파도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생활필수품 39개 품목 가운데 우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직전 분기 대비 4.3% 올랐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우유의 경우 소비인구가 주는 데다 유통채널의 자체브랜드(PB) 상품과 수입산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이 늘어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주요 제조사들도 가공유나 식물성 대체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활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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