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자꾸 전기 오르듯 찌릿… 혹시 '삼차신경통' 아닐까?

이금숙 기자 2024. 1.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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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차신경통은 강렬한 전기가 통하듯이 벼락 치는 것 같은 느낌의 통증이 짧은 시간 내에 반복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밥을 먹거나 세수할 때, 얼굴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 봐야 한다. 주로 50~70대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는 삼차신경통은 신경외과 이외에도 치료에 관여하는 진료과가 늘어나면서 원인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박관 교수는 “환자들도 병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진단이 안 되던 사례도 현재는 진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5번 뇌신경 문제… 약한 자극에도 통증
삼차신경은 뇌신경 중 5번 뇌신경이며, 주로 얼굴의 감각 기능을 담당한다. 이 삼차신경에 손상·압박 등 문제가 생겨 얼굴의 감각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삼차신경통이다. 주로 50~70대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 다만 유일하게 삼차신경 중 운동 기능이 있는 신경이 있는데, 바로 씹는 역할을 하는 저작 근육이다. 삼차신경통 증상 중 하나가 치통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차신경통은 ‘반측성 안면경련’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반측성 안면경련을 일으키는 신경은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며, 이는 얼굴을 움직이는 근육을 담당하는 신경이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오진하기 쉽다.

삼차신경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증상은 ▲신경통이 반복돼야 하고 ▲통증이 삼차신경 영역(이마부터 턱까지 반쪽 얼굴) 내에 있어야 하며 ▲약한 자극에도 통증이 발생하는 등 크게 3가지다. 삼차신경통이 발생하면 강렬한 전기가 통하듯이 벼락치는 것 같은 느낌의 통증이 수 초 내지는 수십 초 이내에 반복된다. 아울러 삼차신경통이 생기면 약한 자극에도 통증이 찾아온다. 박관 교수는 “음식을 씹거나 세수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며 “심할 경우 바람만 불어도 통증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최대 원인은 혈관 압박, 종양 확인차 MRI 검사도…
삼차신경통의 원인 중 70~80%는 혈관 압박에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혈관 압박으로 인한 삼차신경통은 추위로 혈관 수축이 심해지는 겨울에 더 많이 생긴다. 5%는 종양에 의한 ‘2차 삼차신경통’이며, 나머지 15~20% 정도는 원인이 불분명하다. 다만 현재 의학계에서는 ‘탈수초 질환’을 원인으로 추측한다. 탈수초 질환이란 신경을 감싸고 있는 막인 수초가 퇴행하면서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다발성 경화증이 있으나, 삼차신경통의 15~20%가 다발성 경화증 때문인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다. 따라서 다발성 경화증이 아닌 다른 탈수초 질환이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삼차신경통을 진단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임상 진단=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방법이다. 증상이 확실하고 전형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전문의사가 증상만 듣고도 삼차신경통 진단을 내릴 수 있다.

▷MRI 검사=삼차신경통 원인의 5%를 차지하는 종양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다. 또 종양을 검사하면서 혈관 압박 여부를 함께 파악하기도 한다.

▷약물 검사=삼차신경통은 약물을 복용하면 90%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차신경통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약을 쓰기도 한다. 주로 임상 진단이나 MRI 검사를 통해서도 삼차신경통의 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때 사용한다.

◇약물 치료 효과 90% 이상… 효과 없으면 미세혈관감압술 우선
삼차신경통을 진단받으면 가장 먼저 항경련제 복용을 통해 치료한다. 박관 교수는 “약을 사용하면 90~95% 정도의 치료 효과가 있다”며 “종양이 확인되지 않는 한 무조건 약물 치료가 먼저”라고 말했다. 가끔 ▲졸림 ▲어지럼증 ▲멍해짐 ▲기억력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런 부작용들은 약 복용을 중단하면 사라진다. 또 심할 경우 ▲발진 ▲간·골수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오기도 하나, 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다면 시·수술을 시도한다. 방법은 크게 ▲신경을 유지하며 치료하는 방법과 ▲신경에 손상을 주며 치료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전자에는 대표적으로 미세혈관감압술이 있다. 이는 귀 뒷부분을 4~5cm 절개한 뒤 삼차신경과 뇌혈관 사이에 수술용 스펀지를 삽입한 다음 신경과 혈관을 분리하는 치료법이다. 신경이 혈관에 의해 자극받은 부분만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고, 삼차신경통 중 70~80%가 혈관 압박 때문에 발생하는 만큼 먼저 고려되는 방식이다. 박관 교수는 “약이 듣지 않으면 신경외과에서는 미세혈관감압술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세혈관감압술은 개두술인 만큼 위험성이 있어 환자가 거부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 경우 신경차단술처럼 절개 없이 신경에 손상을 주는 방식을 선택한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이 있는 부위와 관련 있는 감각 신경만 마취시키는 치료법이다. ▲국소마취제 ▲알코올 ▲글리세롤 등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풍선 압박술이나 방사선을 이용한 감마나이프 시술을 쓰기도 한다. 이 같은 치료법은 절개 없이 경피적으로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신경 손상으로 인해 후유증이 동반되거나, 증상이 재발할 위험이 있어 미세혈관감압술에 비해 먼저 고려되지 않는다.

삼차신경통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은 아니다. 대신 삼차신경통을 치료하는 동안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건강·체력 관리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금주 등이다. 특히 술은 피해야 한다. 항경련제의 부작용 중 하나가 어지럼증이기 때문에 약 복용 기간 중 술을 마시면 실신할 수 있다. 또 스트레스가 삼차신경통을 유발하는 요인은 아니지만,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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