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가격 인하가 '캐즘(Chasm)' 극복 촉매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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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Chasm)'은 기대를 모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겪게 되는 침체기를 가리키는 용어다.
많은 제품이 캐즘을 넘지 못하고 도태되지만, 이 구간을 넘어서면 기술 범용화로 소비가 많이 늘어난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의 수요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캐즘'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캐즘 극복을 위한 완성차 업계의 수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반면, 가격 인하가 캐즘 극복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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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Chasm)'은 기대를 모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겪게 되는 침체기를 가리키는 용어다. 첨단기술 제품이 초기 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구간을 의미한다.
이 구간(침체기)이 길어지면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제품이 캐즘을 넘지 못하고 도태되지만, 이 구간을 넘어서면 기술 범용화로 소비가 많이 늘어난다. 원래 캐즘은 지질학에서 지층 사이에 큰 틈이 생겨 서로 단절돼 있음을 뜻하는 용어였다. 그러나, 미국 실리콘밸리의 컨설턴트 제프리 A. 무어가 1991년 자신의 저서 '크로싱 더 캐즘(Crossing the Chasm)'에서 경제학적으로 언급하면서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의 수요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캐즘'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캐즘 극복을 위한 완성차 업계의 수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주력 전기차종의 생산을 줄이는 업체가 있는 반면, 꺾인 성장세를 틈타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인기 모델 F-150 픽업트럭의 전기차 버전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차를 생산하는 미시간주 디어본 공장의 직원 1400여명이 공장을 떠나게 된다. 지난 수년간 전기차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던 세계 최대 렌터카 업체 허츠(Hertz)는 지난 11일 보유한 전기차의 3분의 1가량인 2만여대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30일 토요타와 닛산은 전기차 판매 둔화세 극복을 위해 미국 딜러들에게 지급하는 전기차 판매 장려금을 2배로 늘리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독일에서 아토3 등 전기차 가격을 15% 인하했고, 테슬라도 중국과 독일 등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델 가격을 2.8~9%까지 내리면서 치킨게임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9일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의 "고가라는 단점 때문에 전 세계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더디다"면서도 "실질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가격 인하를 지속하는 것은 '바닥을 향한 경쟁'이고 결국 '피바다(bloodbath)'로 끝나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 보도해 가격인하 경쟁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반면, 가격 인하가 캐즘 극복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동헌 전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지역분석실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가격 인하는 혁신성이라는 전기차 게임의 룰을 '감당 가능한 가격(affordable price)'으로 전환함으로써 경제성을 중시하는 대중의 전기차 구매를 자극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는 10조원을 들여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고, 토요타는 배터리 현지 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미국·중국·한국 자동차 업체들보다 뒤처진 전기차 부문을 이 기회에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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