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어떡해”...홍콩증시, 심리적 지지선 ‘5000선’ 무너졌다
지난 1월 22일 홍콩H지수는 전일 전장 대비 2.44% 내린 5001.95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최저 4943.24까지 내려 5000선 하방을 뚫고 내려가기도 했다. 지수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근접한 상태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중국주식전략 애널리스트는 “5000선은 2022년 당대회 당시 기록적 폭락 구간에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주가순자산비율(PBR) 0.65배를 적용한 수준”이라며 “최악을 염두에 둔 지지선”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유동성을 두고 경쟁하는 미국증시 대비 부진한 중국증시 투자 성과 등도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을 이끌었다. 실제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최초로 3만8000선을 뚫었으며 미국 S&P500지수도 연초 이후 상승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지난해 12월 중국 국채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무디스는 중국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과도한 부채 등을 지적했다.
문제는 국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국내 투자자가 많다는 점이다. ELS는 통상 3년 만기 파생결합증권으로, 2024년 1월 현재 만기가 돌아오는 ELS 상품 대다수는 2021년 1월에 발행됐던 상품이다. 2021년 1월 홍콩H지수 평균은 1만1339 정도였으나 현재 H지수는 기준가격의 44%인 5000선 수준이다. 상품의 3년 만기 상환 상한선인 65~70%와 큰 격차로 만기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올 상반기에는 약 10조원어치 만기가 돌아온다. 1월 원금손실률 추정치인 56%를 적용했을 때 단순 계산 시 약 5조6000억원 이상의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홍콩H지수 고점이 2021년 2월 1만2271.6이었다는 점에서 지수 반등이 없는 한 다음 달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권별로는 리테일단에서 ELS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은행권 피해가 막심하다. ELS 잔액 기준 은행과 증권사별 판매비중은 80대20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투자자들이 홍콩 ELS로 확정한 손실액은 현재 23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도 손실률을 확정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은행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고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와 홈트레이딩서비스(HTS) 등 온라인 비대면 판매분이 대부분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은행·증권사를 통틀어 불완전판매 여부 등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 2~3월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시장에선 홍콩증시의 반등이 선결 과제라고 진단한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의 확실한 반등 모멘텀이 확인되지 않는 한 증권사들이 자신 있게 ‘매수’하라는 하우스 뷰를 제시하기 힘들다”며 “통상 미국과 중국의 주가는 반대로 가는데 미국증시가 계속 긍정적이기 때문에 현재 홍콩증시 바닥이 얼마쯤이 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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