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웡카’ 정정훈 촬영감독 “이방인으로 주목받기보다 능력으로 인정받아 뿌듯”

임세정 2024. 1.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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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촬영감독이라 주목받기보다 순수하게 능력으로 평가 받았다는 점이 뿌듯하다. 관객들이 이야기에 동화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고 미술이나 의상, 분장 등 영화의 다양한 요소들이 화면 속에서 잘 어우러진다는 이야기에 기분이 좋았다."

오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웡카'의 영상을 만들어낸 정정훈 촬영감독이 23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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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샬라메, 다양한 얼굴 가진 배우”
지난해 ASC 정회원 등록…한국인 최초
영화 촬영 현장의 정정훈 감독. 매트 케네디 제공

“한국인 촬영감독이라 주목받기보다 순수하게 능력으로 평가 받았다는 점이 뿌듯하다. 관객들이 이야기에 동화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고 미술이나 의상, 분장 등 영화의 다양한 요소들이 화면 속에서 잘 어우러진다는 이야기에 기분이 좋았다.”

오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웡카’의 영상을 만들어낸 정정훈 촬영감독이 23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팀 버튼 감독 작품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의 프리퀄 영화다. 주인공 윌리 웡카가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영화 '웡카'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는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지만 화려함에 중점을 두진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정 감독은 “조명 등을 과도하게 쓰면 관객들이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눈에 띄는 영상미를 추구하기보다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며 “웡카의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하나하나 그대로 이어지길 바랐다. 뮤지컬 요소가 있는만큼 드라마, 춤, 노래 등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정 감독을 가장 곤란하게 한 건 날씨였다. 그는 “영국 날씨가 변화무쌍한데 야외 촬영이 많아 힘들었다”며 “아침에 구름 끼고 비가 왔다가 갑자기 해가 쨍쨍 나기도 하는데, 영화를 자세히 보면 한 장면 안에서도 그런 변화를 알 수 있다. 날씨를 100% 예측할 수 없기에 변화가 있어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데 중점을 뒀다”고 돌이켰다.

영화 '웡카' 스틸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배우들과의 작업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정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한 명 한 명을 화면에 담는 일이 즐거웠고, 카메라를 통해 보는 배우들은 훌륭했다. 움파룸파 역을 맡은 휴 그랜트와 티모시 샬라메는 리허설만 보고도 ‘재밌는 장면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티모시 샬라메는 찍는 각도에 따라 여러 얼굴을 보게 되는 배우다. 요즘 핫한 스타라기보다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성실한 배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왜 모두가 좋아하는 배우가 됐는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박찬욱, 류승완 등 한국의 대표적인 감독들과 오랫동안 작업해 왔다.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부당거래’(2010), ‘신세계’(2013) 등 다양한 영화들이 정 감독의 손을 거쳤다. 그러다 2015년 알폰소 고메즈-레존 감독의 ‘나와 얼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최근엔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21), ‘오비완 케노비’(2022) 등에 참여했다.

영화 '웡카' 스틸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타국에서 다른 언어로 소통하면서 일하는 것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으면 언어가 다른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제 언어도 많이 편해졌다”면서 “이왕 칼을 뽑아들었으니 할리우드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촬영감독협회(ASC) 정회원이 됐다. 한국 출신 촬영감독이 ASC 정회원이 된 건 그가 처음이다. 정 감독은 “정회원이 되려면 일정 개수 이상의 작품을 해야 하고 3명 이상의 회원 추천을 받아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라 미국에서 일하는 감독 중 하나가 됐다. 그게 참 좋다”는 소회를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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