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성 고통이 자랑스럽나"…美민주당 낙태 이슈 불붙인다
미국 민주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낙태 문제를 본격적으로 쟁점화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낙태 문제를 거론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미국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이날 51주년을 맞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터뷰에서 2022년 6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대법원에서 폐기된 데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들이 조용히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최근에 그는 자신이 한 일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권 제한에 기여한 자신의 역할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결정권이라는 기초적인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라며 "의사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벌을 받고 범죄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과, 여성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해 조용히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부터 위스콘신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낙태권 지지 캠페인을 벌인다.
미국 사회의 뜨거운 쟁점 중 하나인 낙태권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측에서는 낙태권 폐기 판결을 주도한 연방 대법관 3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임명됐을 뿐 아니라 이후로도 그가 낙태권에 대해 선동적인 발언을 계속해왔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 지지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2022년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뒤집어지자 “여성의 선택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고, 지난해 6월에도 “바이든 정부는 출산 여성의 건강 접근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 캠프 역시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며 여성 표심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실제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한 것도 여성들이 대거 민주당에 표를 던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공화당 강세 지역인 버지니아주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것 역시 그에 따른 효과라는 분석이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연방정부 차원에서 긴급 낙태에 관한 접근을 확대해주고, 무료 피임 기구 또한 공급해주는 대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버지니아에서 열리는 낙태권 판결 기념행사에 참석해 낙태권 보장 연설을 할 예정이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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