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옆 한식당 "주말 매출 2배 뛰었다"…대구 평일휴무 1년
지난 22일 월요일 대구 수성구 홈플러스 수성점에는 ‘오늘은 휴무일입니다. 가까운 전통시장(현대시장, 2.5㎞)을 이용하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최지은(39)씨는 마트에 갔다가 발길을 돌려 현대시장에서 원하던 물품을 샀다. 최씨는 “마트가 주말에 문을 여니 직장인 처지에선 장 보기가 편해졌다. 마트가 문 닫는 월요일에는 인근 시장이나 수퍼마켓으로 향한다”라고 말했다.
대구서 첫발, 1년 만 전국 확산
대구시는 지난해 2월 특·광역시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조례를 개정해 대형마트 휴무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꿨다. 대형마트가 쉬면 전통시장보다 쿠팡·컬리 등 e커머스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지적이 이어져서다.
‘대구시의 실험’은 6개월 만에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대구시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대형마트 평일 휴무 6개월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역 슈퍼마켓·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기저효과를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다른 지역과 비교했더니 소매업 매출 증가율이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로 유지하는 부산 16.5%, 경북 10.3%, 경남 8.3% 등 인근 지자체보다도 높았다. 실제 지난 주말 문을 연 달서구 이마트 인근 한식점을 찾았더니 손님으로 북적였다. 가게 주인은 “마트를 찾았다가 밥 먹으러 온 손님들 덕분에 주말 매출이 2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대형마트 평일 휴무가 전국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22일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로 설정한 기존 규제를 폐기하고 평일 휴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충북 청주시, 올해 서울 서초구 등이 대구시처럼 조례를 개정해 평일 휴무로 전환했다. 정부는 또 대형마트 영업 제한 시간(자정~오전 10시) 동안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새벽 배송 혜택을 누리지 못한 지방 소비자 기대감도 커졌다. 마트 업계는 “마트와 쿠팡이 제대로 붙을 수 있겠다”는 반응이다.
마트 노조 “쉴 권리” 주장
상인 반발도 변수다.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지자체별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거쳐 서서히 의무휴업일을 바꾸고 있는데, 왜 정부가 나서서 속도를 내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목소리도 반영해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상생 발전 추구하는 대구 지역 마트 업계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대구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휴일 규제 시행 10년 만에 전면 폐지를 끌어냈다”며 “대구시가 추진한 규제개혁 성공사례인 만큼 앞으로도 상인들과 상생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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