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라는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강렬한 몸짓

윤정훈 2024. 1. 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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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추상 거장, 에밀리오 베도바.
‘Ciclo 2006’(2006), 캔버스에 유화 물감, 40x50cm.

붓으로 거칠게 짓이긴 검은 선이 연상시키는 것은 기백 넘치는 몸짓이다. 이탈리아의 추상화가 에밀리오 베도바(Emilio Vedova)에게 회화는 신체적 퍼포먼스에 뿌리를 둔 행위였다. 그는 말년에 붓이 아닌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가면서 캔버스에 짙은 흔적을 남겼다. 1919년에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시기를 관통한 예술가는 반파시스트로 활동하며 시각적 언어 역시 혁명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젊은 날의 자신과 비슷한 학생들 앞에 교육자로 서서 “모든 세대에겐 저마다 딜레마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그림을 그릴 것이 아니라 시대와 폭력, 우리가 기대어 살 문장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베도바가 지나온 격동의 시대, 세상을 향한 격렬한 반응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전시 〈에밀리오 베도바: 색, 그리고 제스처〉는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오는 1월 1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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