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윤빛가람 "우리는 팬들에게 평가받는 사람들…꾸준한 경기력 보여주고 싶어"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윤빛가람의 지난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제주유나이티드에서 남기일 감독과 불화 끝에 수원FC로 이적했고, 곧바로 주장직을 달았다가 시즌 중반에 주장 완장을 반납했다. 팀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서야 잔류를 확정지었다.
프로에서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했던 윤빛가람에게도 지난 시즌은 쉽지 않았다.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이 시즌이 상무 시절보다 힘들었다"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올 시즌에도 윤빛가람은 수원FC를 지탱할 기둥으로 지목받고 있다. 새로 부임한 김은중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윤빛가람을 수원FC의 중심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2선 자원들의 능력을 중시하는 감독이기에 창의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윤빛가람이 중요한 선수로 선택되는 건 일견 당연한 일이다.
윤빛가람은 팀의 중심이자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아우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풋볼리스트'를 만나 "감독님께서 후배는 선배가 하는 걸 보고 따라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부분들을 후배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해달라고 하셨다"며 "팀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후배 선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게끔, 팀이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팬들에게 지난 시즌의 아픔을 다시는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윤빛가람은 "지금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우리는 매년 팬들에게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다. 기량이 저하됐다는 인식보다는 꾸준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올해는 작년처럼 힘든 시간이 되풀이되지 않게 더 단단하게, 조직적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이 시즌이 상무 시절보다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도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작년은 개인적인 힘듦보다는 팀적인 힘듦이었다. 선수 생활하면서 굴곡이 있을 때 보면 항상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이 많이 있었는데, 작년에는 그런 것보다 성적에 대한 전체적인 부담감 같은 것들이 더 많이 있는 시즌이었다.
- 개인적으로도 지난 시즌 시작이 좋지만은 않았다. 제주와 마냥 좋은 이별이라고 할 수는 없었는데 소통의 부재가 제일 큰 이유였나?
그게 제일 큰 이유였다. 그러다 보니까 서로 오해가 생기고 대화 자체가 잘 안됐던 것 같다. 그때 언론에서 얘기 나온 게 거의 전부다. 그 이후에 따로 제주와 연락한 적도 없다.
- 수원FC에 와서 곧바로 주장을 달았다. 당시에 김도균 감독이 따로 한 말이 있는지
일단 감독님이 나에게 신뢰를 주셨다. 내 위에 고참 형들도 있었지만, 내가 중고참 느낌으로 중간에서 더 잘 이끌어줬으면 한다는 감독님 생각이 강하셨던 것 같다.
- 선수 경력 첫 주장이었기 때문에 부담도 상당했을 텐데
주장을 처음 하는 데서 오는 부담감도 있었고, 팀에 이적하자마자 적응도 하기 전에 주장이 돼서 개인적으로 적응할 시간이 따로 없었다는 점도 컸다. 감독님께서 최대한 편하게 하라고는 했지만 적응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처음엔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팀에 녹아들었고, 그제야 선수들과 잘 어울려서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주장으로서는 어느 정도 자신의 역할을 소화한 것 같나?
글쎄,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 첫 주장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 팀 성적으로 미뤄보더라도 전반기에 썩 좋은 성적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정도 점수가 적당하지 싶다.
- 그런 부분들이 주장직 교체를 건의하는 데 영향을 미친 건가?
감독님께 먼저 말씀을 드렸다. 워낙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가다 보니까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장직 교체를 건의했고, 감독님도 받아들여서 주장단이 교체됐다.
- 후반기 주장직을 수행했던 이영재가 전북으로 떠났다. 다시 주장을 맡게 된다면
만약에 맡게 된다면 작년보다는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어쨌든 주장은 감독님이 정하시는 거고 내가 아니더라도 주장을 맡으면 잘할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이 얼마든지 있다. 주장 여부와 관계없이 고참들끼리 다 같이 뭉치고 나서서 이끌 수 있는 팀이 되는 게 우선이다.
- 김은중 감독은 윤빛가람 선수를 팀 중심이라고 계속 언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얘기나눈 게 있는지
개인적으로 나눈 얘기는 없다. (이)용이 형이랑 같이 감독님과 셋이서 미팅을 한 적은 있다. 개인적인 얘기보다는 팀에서 고참들이 해줘야 할 역할에 대해서 강조를 많이 하셨다.
- 김은중 감독이 고참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점은
팀에서 후배들이 잘 따라오게끔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또 후배들은 선배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부분들을 후배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해달라고 했다.
- 김은중 감독이 다른 감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선수들이랑 소통을 많이 하고, 자꾸 다가가면서 분위기를 편하게 맞춰주려고 한다.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도 그렇고, 어린 선수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선배들이 먼저 다가가서 편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코치님들도 말씀하셨다.
- 이번 시즌 각오가 새로울 것 같은데 자신이 팀에 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경기장 안에서는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역할들을 당연히 하는 것이다. 경기장 바깥에서는 감독님이 강조한 고참들이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 나도 그렇고 용이 형도 그렇고 고참들이 충분히 그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팀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후배 선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게끔, 팀이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게끔 준비하려 한다.
- 만 33세면 선수로서 젊은 나이는 아닌데 활동량도 지난 시즌 막판 1, 2위를 다퉜고, 기량도 꾸준히 유지했다. 비결이 있을까?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 덕분인 것 같다. 재작년에 제주에서 힘든 시기를 보낼 때도 '여기서는 안 되더라도 다음을 위해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개인적인 훈련을 많이 했다. 작년 초반에는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개인적인 훈련을 병행하며 향상된 경기력을 유지하다 보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졌던 것 같다. (비시즌에도 꾸준히 훈련했는지) 시즌 끝나고 처음에는 조금 쉬었다(웃음). 너무 힘들었다. 동계훈련 다가올수록 조금씩 훈련을 했다.
- 남은 선수 생활에 있어 목표가 있는지
지금처럼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우리는 매년 팬들에게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다. 기량이 저하됐다는 인식보다는 꾸준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선수로서 언제까지 뛰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
구체적으로 몇 살이라고 정하진 않았지만 30대 후반까지는 뛰고 싶다. 오래 하는 선수들은 그 나이대까지도 하니까 나도 그 정도는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 김은중 감독이 고참들에게 주문한 만큼 젊은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다 큰 선수들끼리는 실력적으로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와 고참급 선수의 차이는 결국 경험의 차이다. 올 시즌엔 어린 선수들이 팀에서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에 나서면 조금 더 자신 있고 패기 넘치게, 주눅 들지 않고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어릴 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그 선수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매 경기 준비를 잘 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끔 경기력을 올려줬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올해는 작년처럼 힘든 시간이 되풀이되지 않게 준비를 잘하겠다. 팬들도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단단하게, 조직적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병역 논란은 없다' 이준석, 전격 수원행...'어리지만 강렬한 경험' 평가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이강인 10년 절친 '3살 연상녀 불꽃 로맨스'...온 세상에 공개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광주의 아들' 이강현, 英 명문 아스널 입성...유니폼 입고 '행복한 웃음'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서형욱 동행! 손흥민-황희찬-이강인 직관 배낭여행!' 축덕원정대 2월 참가자 모집 - 풋볼리스트(F
- 日 혼혈 GK, 2경기 연속 실수로 실점 헌납... 대회 최대 변수 된 일본의 '골키퍼 리스크' - 풋볼리
- 수치에서 드러난 황인범의 막대한 비중, 패스와 수비 모두 최상위권… ‘드리블왕’은 이강인 -
- 대한체육회,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환영리셉션 성료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승격 목표' 성남, 새로운 주장단 선임...'캡틴' 정승용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공식발표] 수원FC, 브라질 국적 '중원의 청소부' 트린다지 영입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경기력향상지원센터 운영 - 풋볼리스트(FOOTBAL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