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北 신형 미사일 추가 지원 때 우크라 대공방어 무너질 우려”

배재성 2024. 1. 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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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 공장을 시찰할 당시 공개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무기 사진(왼쪽)과 지난 2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잔재의 모습(오른쪽). 사진 SNS 캡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무기와 포탄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러시아에 제공되기 시작한 북한산 신형 미사일이 상황을 더욱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말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산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북한·러시아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제공한 미사일이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투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미사일은 50기 미만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과 1월 2일, 1월 6일 북한 미사일을 발사했고 지난 21일에도 발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이번에 제공된 북한산 미사일은 최신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가 밝혔다. 미 당국자들도 이들 미사일이 러시아산만큼의 정확도를 입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토와 미국은 북한산 미사일 투입 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겨울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제공을 늘리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차질을 빚게 되면 이 같은 계산은 어긋나게 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포함한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여야 간 입장차로 협상이 해를 넘겼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단됐다고 백악관이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고 추가 무기 지원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사일뿐만 아니라 북한이 제공하는 포탄도 전황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산 포탄 중 다수가 수십 년 전에 제조돼 불량한 경우가 많지만 소모전에서는 품질보다 수량이 중요하다.

러시아 매체에 등장한 북한산 추정 포탄. 사진 러시아 방송 캡처, 연합뉴스


서방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일일 최대 포탄 사용량은 각각 7000발, 5000발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2000발, 1만발 정도로 완전히 역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기 제공의 대가로 핵과 미사일, 우주 분야 등에서 첨단 기술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 당국자들은 아직은 러시아가 새로운 무기 기술을 북한에 지원하진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자국 신형 미사일이 서방 방공망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확인할 기회도 얻게 됐다.

NYT는 “새로운 양국 관계의 성격이 불분명하다”면서도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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