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종윤, 호화 변호인단…이우현 "선택 폭 좁아졌다"

김형민 2024. 1. 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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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의 합병을 막기 위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한미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29년 판사 경력 변호사를 포함해 7명의 거물급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위해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 7명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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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판사경력 변호사 등 거물급 7명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내달 재판에 사활
이우현-임종윤 만남 불발…지분싸움 전망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의 합병을 막기 위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한미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29년 판사 경력 변호사를 포함해 7명의 거물급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달 7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임 사장 형제가 소송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 재계와 법조계에서 나온다. 통합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이날로 예정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의 두 번째 만남을 갖지 않기로 했다. OCI와 한미약품 간 합병작업이 지분싸움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사진=아시아경제DB

23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위해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 7명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 중 ‘최고참’ 격인 윤성원 대표 변호사는 29년간 판사로 일한 이력이 있다. 각급 법원을 모두 거치면서 민·형사, 행정, 기업분쟁, 회생 등 다양한 사건들을 심리했다. 윤 변호사 외에도 기업·금융 사건에 능한 변호사 6명이 붙어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주장을 대변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이름을 내건 변호인들 외에도 2020~2022년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을 지낸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전 대법관)도 배후에서 이 사건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처분 신청 사건에 변호사를 7명까지 선임한 것으로 놓고 법조계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사장 형제가 가처분 소송뿐만 아니라 이후의 절차까지 고려해 일찌감치 변호인단을 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될 경우 임 사장 형제는 본안소송을 제기하고 정식 재판에 나설 수 있다. 인용되더라도 이에 반발한 한미약품이 즉시항고하면 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를 받아야 한다. 앞서 임 사장 형제는 지난 17일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내려는 2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는 내용을 담은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수원지법에 냈다. 첫 심문기일은 다음 달 7일로 잡혔다.

이우현 회장은 이날 임 사장과 잡았던 약속을 뒤로 미뤘다. 최근 보도에서 이 회장은 당초 임 사장과 만나 "통합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지만 가처분 신청 이후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OCI 측은 만남 불발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첫 번째 만남과 큰 온도 차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임 사장과의 첫 번째 만남에서 "합리적이고 생화학 전공자인 그의 혁신 기술 트렌드와 투자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며 "판을 뒤집거나 이런 생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임 사장이 소송을 강행하자 다시 만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합은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그룹 지주사) 지분 27.0%를,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게 핵심이다. 신주 발행이 멈추면 당초 지분 확보 계획은 무산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임 사장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이 ‘분쟁 없는 통합’을 위한 전제 조건인데 두 사람은 만남조차 힘들어졌다"며 "통합이 실제 성사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지분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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