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캐스트만 17명…‘스쿨 오브 락’이 보여주는 아역 중심 극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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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스쿨 오브 락'에는 주인공 듀이(코너 클룰리) 못잖게 중요한 이들이 있다.
크리스토퍼 키 연출은 "아역들과 장시간 공연을 하면서 가이드라인이 잘 지켜지도록 신경 쓰고 있다. 아이들의 연습실에 상주하는 시간은 물론이고 실제로 연습을 하는 시간, 휴식 시간 등을 세분화하고 있다. 더불어 모든 영 캐스트는 영국 정부에서 공연작업증을 받아 학교를 빠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투어 과정을 진행하면서도 학습시간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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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이라 하지 않고 영 캐스트라고 한다. 어른들만큼 프로페셔널하고 1명이 2~4개 역할을 할 정도로 뛰어나다.” - ‘스쿨 오브 락’ 연출가 크리스토퍼 키
지난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스쿨 오브 락’에는 주인공 듀이(코너 클룰리) 못잖게 중요한 이들이 있다. 듀이와 함께 록 밴드를 구성하는 어린 학생들이다. 평균나이 12.5세인 이들은 영국 프로덕션에서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악기를 100% 라이브로 연주하며 작품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제작사 에스앤코에 따르면, 영 캐스트는 총 17명이다. 한 회차 무대에는 12명이 출연하는데, 휴식 등을 위한 역할 교체 때문에 여유 있게 아이들을 캐스팅했다. 이들은 현재 3개 팀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키 연출은 “아역들과 장시간 공연을 하면서 가이드라인이 잘 지켜지도록 신경 쓰고 있다. 아이들의 연습실에 상주하는 시간은 물론이고 실제로 연습을 하는 시간, 휴식 시간 등을 세분화하고 있다. 더불어 모든 영 캐스트는 영국 정부에서 공연작업증을 받아 학교를 빠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투어 과정을 진행하면서도 학습시간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시스템적으로 시간만 분배해놓은 것이 아니라 아역 배우를 전담으로 보살피는 샤프롱도 3명을 두고 있다. 샤프롱은 사전적 의미로, 젊은 여자가 사교장에 나갈 때 따라가서 보살펴 주는 사람을 뜻한다. 현대의 공연계에선 아역 배우만 따로 관리하는 전담 스태프를 일컫는다.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 등에서는 아동과 청소년 인권 보호를 위해 오래전부터 반드시 샤프롱을 두도록 강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덕션과 같은 영국의 경우 샤프롱은 3년마다 자격을 인정받아야 하고, 아역배우의 학습권을 위해 일일 3시간을 기본으로 개인교습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어에서도 고용된 샤프롱 3인을 외에도 개인 교습 교사를 별도로 두고 있다.
물론 국내 공연계에서도 샤프롱이 없는 건 아니다. 레플리카 작품이 늘어남에 따라 샤프롱을 강제하고 있는 외국 스태프들의 요구로부터 비롯됐다. 국내 샤프롱의 첫 사례로 알려진 ‘원스’(2015)에서는 샤프롱 한 명이 작품에 출연한 아역배우 세 명을 관리했다. 이후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킹키부츠’ 등의 작품에서 샤프롱 제도를 활용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법적으로 자격 조건이나 관련 의무 조항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제작사의 자체적 선의에 기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아동·청소년의 기본권 보장과 노동시간 제한을 규정하고는 있지만, ‘합의에 따라’ 등의 조항이 첨가되어 있고 처벌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학습권·건강권 등에 관한 세부 규정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한 공연 관계자는 “그나마 최근엔 아역 배우를 전담하는 스태프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아역 배우들이 100%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샤프롱이라는 역할의 필요성을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 나아가 민간에게까지 주지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번 ‘스쿨 오브 락’을 포함해 아역 인권 보호에 앞서 있는 미국과 영국 등의 시스템을 참고하고, 관련 정책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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