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족쇄 풀리면…이마트, 올 영업익 780억 플러스 '알파'

이명환 2024. 1. 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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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 의무휴무 뒤 매출 10년째 하락세
"의무휴업 규제 사라지면 영업익 늘 것"
영업시간 제한까지 풀리면 새벽배송 경쟁력 UP

앞으로 대형마트가 매주 일요일 문을 열고, 심야시간 온라인 배송도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면서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재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방문객이 많은 일요일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실시하도록 규정한 탓에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 10여년간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전날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에 적용해 온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평일에 휴업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대형마트가 자정(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할 수 없도록 한 규정도 폐지하기로 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생필품 판매대.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대형마트 발목 잡은 유통산업발전법

대형마트가 그동안 월 2회 일요일 휴무를 시행한 것은 2012년 3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시행되면서다. 이 법은 유통 산업을 지원해 독자적인 산업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로 1997년 제정됐는데, 2012년 대형마트 근로자의 휴무 보장과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각종 규제가 도입됐다. 당시 개정된 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할 수 없었고, 월 2회 의무휴무을 실시해왔다.

의무휴무를 공휴일 위주로 시행한 것도 유통산업발전법 탓이다. 이 법의 제12조의2항에 따라 지자체장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의무휴업일은 원칙적으로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의무휴무일을 공휴일인 일요일로 지정했다. 대형마트 방문객이 많은 주말 하루가 의무휴무일로 지정된 만큼 대형마트의 매출에는 타격이 불가피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공휴일 의무휴무가 시행된 후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10년 연속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공휴일 의무휴무에 더해 쿠팡 등 e커머스의 급성장과 코로나19의 영향이 겹친 탓이었다. 법 시행 이전 대형마트의 연도별 매출 증감률은 4.9%(2010년)와 2.9%(2011년)를 기록했지만, 법 시행 이후엔 -3.3%(2012년)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역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2019년엔 대형마트 업체군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5.1%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대형마트의 영업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이어지면서 일부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의무휴무일을 평일로 옮겼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자체장이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구광역시는 지난해 2월부터, 서울 서초구는 이달부터 대형마트의 의무 휴무일을 평일로 옮겼다. 이 밖에도 몇몇 지자체가 대형마트 의무휴무일을 평일로 지정했다.

대형마트, 일요일 영업 허용 시 이마트·롯데마트 매출 '껑충'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실제 폐지되려면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야 한다. 실제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대형마트의 실적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단일 점포의 매출액은 기존 대비 4%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지정한 곳이 있어 전사 대형마트 매출액에는 약 3%의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구 지역의 대형마트들은 의무휴무일을 평일로 옮긴 뒤 한 달 새 최대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를 운영 중인 기업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은 매월 공휴일이 2일 늘어나는 효과"라며 "전국 점포의 의무휴업일이 모두 평일로 전환되는 것을 가정할 때 이마트는 매출액 3000억원과 영업이익 780억원, 롯데쇼핑은 매출액 1000억원과 영업이익 250억원의 효과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이 전망한 올해 이들 대형마트 매출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하면 이마트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1조9520억원, 2673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은 매출액 14조8610억원, 영업이익 663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영업시간 제한(0시~10시) 규제까지 풀릴 경우 대형마트는 각 점포를 물류창고로 삼아 새벽 배송도 가능해진다. 현재 쿠팡 등 e커머스 업체가 장악한 새벽 배송 시장에 대형마트가 신규 진출할 경우 관련 매출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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