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불투명' 중국 감독..."경질 무섭다면 감독 안 했다, 앞만 보고 간다"

나승우 기자 2024. 1. 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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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중국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를 상대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카타르는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후반 22분 터진 하산 알하이도스의 결승 골을 앞세워 중국을 1-0으로 물리쳤다.

3경기에서 3승을 챙긴 카타르는 조 1위로 조별리그를 가뿐하게 통과했다. 이번 대회 16강에는 각 조 상위 1, 2위와 각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오른다.

반면 중국은 이날도 골 맛을 보지 못하고 2무 1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안았다.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건 1976년 대회 이후 48년 만이다.

다만 16강 진출을 둘러싼 희미한 불씨는 일단 남겼다. 동시에 열린 경기에서 타지키스탄에 패한 레바논(1무 2패·승점 1)이 조 최하위로 떨어지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승점 1 차이로 조 3위가 된 중국(승점 2)은 다른 조 3위 팀과 조별리그 성적을 비교해 16강행 티켓을 쥐는 경우의 수가 남았다.

그러나 승점이 낮고 득점도 없는 터라 중국이 불리한 입장이다. 현재 D조 3위인 인도네시아와 E조 3위 바레인은 이미 승점이 3이라 중국보다 높다.

승점 1을 챙긴 나머지 팀들의 성적에 중국의 운명도 좌우되는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 먼저 절호의 기회를 잡은 쪽은 중국이었다.

전반 36분 웨이스하오가 문전으로 흐른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웨이스하오는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박스 안에서 또 한 번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이번에는 왼발 슈팅이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저조한 골 결정력에 번번이 발목이 잡힌 중국은 결국 후반 22분 카타르의 '한방'에 무너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아크로 롱패스가 연결되자 알하아도스가 그림 같은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하며 중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알하이도스의 발끝을 떠난 공이 빠른 속도로 골대로 향하더니 그대로 구석에 꽂혔다.

후반 42분 장성룽도 골망을 흔들며 중국에 희망을 안기는 듯했으나 장성룽에게 공이 전달되는 장면에서 골라인을 벗어났다는 판정이 나와 이마저 없던 일이 됐다.

슈팅 10개를 기록했으나 결국 골을 넣지 못한 중국은 3경기 연속으로 무득점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중국은 앞선 타지키스탄, 레바논과 조별리그 경기를 모두 0-0으로 마쳤다.

타지키스탄은 레바논을 상대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후반 2분 바셀 즈라디에게 선제골을 내준 타지키스탄은 후반 35분 이후 2골을 퍼부어 승부를 뒤집었다.

선제골 이후 9분 만에 카심 알제인이 거친 태클 탓에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레바논은 이후 수적 우위를 앞세운 타지키스탄의 맹공에 시달렸다.

결국 후반 35분 파르비존 우마르바예프의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이 터져 1-1이 됐고, 후반 추가 시간 누리딘 함로쿨로프의 극적인 헤딩 골까지 나와 타지키스탄이 승점 3을 챙겼다.

1승 1무 1패가 된 타지키스탄은 승점 4를 쌓아 중국, 레바논을 제치고 조 2위 자격으로 16강 무대에 올랐다. 타지키스탄이 아시안컵 16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에 가까워진 후 경질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얀코비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서 "운명이 더 이상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라면서 "일반적으로 감독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경질된 감독과 경질될 감독이다. 감독직을 수락하면 이 두 가지 역시 모두 수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을 그만 둘 순간을 생각하는 사람은 모든 게 두려운 사람이다. 모든 걸 두려워하는 사람은 결코 모든 걸 바치는 데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 팀을 밀어붙이는 감독이 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 개인적인 질문에는 절대 집중하지 않는다. 난 거의 6년 동안 중국에 있었고, 중국 축구를 위해 한 세대, 그 다음 세대도 준비했다. 난 받는 게 아니라 주는 데 집중하고 노력하는다.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라고 감독 경력에 부끄럼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대회 성적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얀코비치 감독은 "더 많은 걸 기대했지만 실망했다. 우리는 더 많은 걸 받을 자격이 있었다"라면서 "골이 없는 축구는 축구가 아니다. 골을 넣지 않으면 큰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여기서 치른 3경기 모두 많은 기회를 놓쳤다. 득점하지 못하면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없다"라고 부진했던 공격력을 지적했다.

또한 중국 축구가 거꾸로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린 총 3경기를 치렀고, 무득점 1실점 조 3위다. 우린 월드컵 예선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중국은 계속 전진할 것이다. 결코 뒤로 물러날 수 없다"라고 앞만 보고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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