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라멘가게' 역대 최대 규모 줄도산…"고물가·인건비 못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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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불황을 모른다던 '라멘' 가게가 물가 및 인건비 급등에 줄도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엔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재료값이 크게 상승한데 비해 소형점포간 치열한 가격경쟁 속에 라멘 가격은 좀처럼 오르지 못하면서 폐업하는 가게가 급증하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는 "물가 상승에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만큼 향후 소·영세 규모의 라멘가게의 도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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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리다매 영세업장…가격 인상 어려워
일본에서도 불황을 모른다던 '라멘' 가게가 물가 및 인건비 급등에 줄도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엔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재료값이 크게 상승한데 비해 소형점포간 치열한 가격경쟁 속에 라멘 가격은 좀처럼 오르지 못하면서 폐업하는 가게가 급증하고 있다.
23일 일본 민간 신용조사기관 도쿄상공리서치는 2023년 1~12월 도산한 라멘가게는 전년대비 114.2% 증가한 45곳으로,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휴업이나 폐업을 선언한 가게도 같은 기간 31.8% 늘어난 29곳으로 도산 건수와 마찬가지로 최대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코로나19 이후 고물가 상황이 닥치면서 이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속되는 엔저로 라멘에 필요한 수입 밀가루 등 식자재 가격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력난도 심화하면서 아르바이트생의 인건비도 부쩍 뛰었다.
이들은 조사에서 "요식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제로 금리 대출과 휴업 보상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버텼다"며 "그러나 코로나19가 진정된 뒤에는 식자재나 수도·광열비가 급등하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점포 대부분이 소·영세 규모 사업자라는 것도 주효한 원인으로 꼽혔다. 도산한 가게의 경우 '자본금 1000만엔(9048만원) 미만' 가게가 88.8%를 차지했으며, '종업원 수 5명 미만'인 곳도 86.6%로 가장 많았다.
라멘가게만이 가지는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라멘가게는 대규모 점포나 조리 설비 등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소자본으로 창업하기가 쉬운 것이 특징이다. 출점의 허들이 낮기 때문에 동종업계끼리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가게 내기는 쉬워도 이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업종으로 꼽힌다.
사실상 '박리다매'가 전략이기 때문에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저렴한 음식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라멘 값이 대부분 1000엔(9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1000엔의 벽'도 존재한다. 저렴한 가격이 특징인 만큼 섣불리 가격을 인상했다가는 고객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점주들의 고전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도쿄상공리서치는 "물가 상승에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만큼 향후 소·영세 규모의 라멘가게의 도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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