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축구 '대망신'...아시안컵 무득점 탈락 위기, 카타르 '원더골'에 0-1 패배

김환 기자 2024. 1. 23. 09: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중국 축구가 또다시 망신을 당했다. 후보 자원들을 선발로 내세운 카타르를 상대로 졸전 끝에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중국은 득점 없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0-1로 패배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카타르와 함께 16강 진출 유력 후보로 여겨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대로 나열하면 중국(79위)은 카타르(58위) 다음으로 A조에서 순위가 높았기 때문이다. 타지키스탄(106위)과 레바논(107위)은 중국보다도 한 수 아래로 여겨졌다. 

중국이 16강 진출을 안정적으로 확정 지으려면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둔 중국은 현재 승점 2점으로 A조 2위에 위치했는데, 카타르전에서 비기거나 패배할 경우 조 3위로 내려갈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중국은 타지키스탄, 레바논과 연달아 비긴 데 이어 카타르에 패배하며 16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보다 약체로 평가되던 타지키스탄이 중국을 밀어내고 조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조별예선에서 탈락할 만한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줬다.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을 앞둔 중국은 지난 세 경기 내내 실망스러웠다. 20년 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중국이지만, 20년 사이에 중국 축구 수준은 바닥까지 내려왔다. 조별리그 2무 1패와 무득점은 중국 축구의 현주소다.

중국은 이날도 골 맛을 보지 못하고 2무 1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안았다.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건 1976년 대회 이후 48년 만이다. 다만 16강 진출을 둘러싼 희미한 불씨는 일단 남겼다. 동시에 열린 경기에서 타지키스탄에 패한 레바논(1무 2패·승점 1)이 조 최하위로 떨어지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승점 1 차이로 조 3위가 된 중국(승점 2)은 다른 조 3위 팀과 조별리그 성적을 비교해 16강행 티켓을 쥐는 경우의 수가 남았다. 그러나 승점이 낮고 득점도 없는 터라 중국이 불리한 입장이다. 현재 D조 3위인 인도네시아와 E조 3위 바레인은 이미 승점이 3이라 중국보다 높다.

반면 3경기에서 3승을 챙긴 카타르는 조 1위로 조별리그를 가뿐하게 통과했다. 이번 대회 16강에는 각 조 상위 1, 2위와 각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오른다.

◆ "무득점은 문제, 무실점은 행운" 걱정이 컸던 중국

경기에 앞서 중국 매체 '소후 닷컴'은 "중국 대표팀의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의 노력과 더불어 행운도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의 토너먼트 진출 여부는 5일 뒤에 열리는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3차전 결과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조 내에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중국은 16강 진출을 낙관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소후닷컴'은 "대표팀은 카타르를 상대로 최근 5경기에서 2승 1무 2패라는 비슷한 결과를 거뒀다. 카타르를 상대로 기록한 네 골 중 두 골을 우레이가 넣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카타르를 상대하는 대표팀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라며 우레이를 카타르전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다.

반면 카타르는 언론은 승리를 자신했다. 카타르의 알리 자라테 기자는 중국이 수비는 준수하나 공격, 특히 마무리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으며 마무리를 할 수 있는 득점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타르와 중국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카타르가 중국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소후닷컴'은 현재 중국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득점이라며 대표팀에 적극적인 변화가 없고 우레이를 비롯해 탄롱, 장유닝 등 중국의 공격수들이 상대를 압도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대표팀의 0실점에서 수비가 뛰어나다는 걸 인정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타지키스탄전에서는 상대가 페널티 지역 내 슈팅 8회, 박스 밖 슈팅 12회를 포함해 총 20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레바논은 페널티 지역 내 슈팅 6회, 박스 밖 슈팅 6회 등 총 12회 차례 슈팅을 날렸다. 중국이 클린시트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상대의 슈팅 실력(마무리)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중국은 타지키스탄전에서 슈팅 20회를 허용했고, 레바논전에서 15회를 허용했다. 타지키스탄은 슈팅 20회 중 유효슈팅 3회에 그쳤다. 레바논은 빅 찬스가 3회나 있었지만 이를 모두 살리지 못하며 중국을 상대로 득점에 실패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무실점 무승부가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경기였다.

'소후닷컴'은 계속해서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무득점! 두 경기의 라인업은 거의 비슷했다. 대표팀의 문제는 팀에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며, 우레이, 탄롱, 장유닝 등 공격수들이 상대를 제압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라며 대표팀에 변화가 없다는 점과 공격수들의 부족한 능력을 비판했다.

매체는 중국이 카타르전에서 승리하려면 역습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표팀의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이 이번 대회 내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카타르전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중국의 이번 경기 결과는 득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 지난 두 경기처럼 우레이를 비롯한 공격진의 침묵이 반복된다면 중국이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무승부였다. 물론 중국의 수비가 두 경기에서 네 골을 터트린 카타르의 공격을 잘 막아낸다는 가정 하에 가능한 일이었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표팀 선배들은 후배들을 응원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PL)팀인 크리스탈 팰리스가 챔피언십(2부리그)에 있을 당시 팰리스에서 수비수로 뛰었던 판즈이는 개인 SNS를 통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카타르전에서 '대박'이 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판즈이는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카타르가 중국과의 3차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해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자신이 카타르전을 기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전북 현대와 대구FC에서 뛰었던 펑 샤오팅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중국은 지금까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매번 적어도 한 경기는 승리했으며, 카타르전에서 승리해 이 기록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총력전 펼친 중국, 로테이션 가동한 카타르

중국의 포메이션은 5-4-1이었다. 최전방에는 장위닝이 배치됐고, 림량명, 왕상위안, 우시, 웨이스하오가 중원에서 장위닝을 지원했다. 수비는 류양, 주천제, 장광타이, 장린펑, 류빈빈이 구성했다. 골문은 옌쥔링이 지켰다. 중국의 간판 스타 공격수 우레이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미 2차전에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카타르는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칼리드 무니르, 유수프 압둘라사, 아흐메드 알라엘딘, 알리 아사드, 압둘아지즈 하템, 모스타파 메샬, 술탄 아브레이키, 알마흐디 알리, 부알렘 쿠기, 바삼 알라위가 선발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후보 골키퍼인 사드 알시브가 착용했다.

중국은 경기 초반 적극적인 공격으로 흐름을 가져오는 듯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카타르에 밀렸다. 카타르는 중원에 배치된 선수들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중국의 압박을 풀어낸 뒤 날카로운 공격 전개로 중국의 골문을 노렸다.

또다시 중국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골 결정력이었다. 전반 36분 우시의 슈팅이 빗맞아 웨이스하오에게 향했다. 웨이스하오는 수비 견제 없는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웨이스하오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중국은 교체카드를 통해 변화를 꾀했지만, 여전히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카타르의 후보 자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선제 실점도 허용했다. 후반 23분 교체로 들어온 아피프가 코너킥에서 알 하이도스에게 패스했고, 알 하이도스가 정교한 슈팅으로 중국 골망을 흔들었다.

환상적인 '원더골'이었다. 카타르의 약속된 세트피스 플레이이기도 했다. 코너킥 키커로 나선 아피프는 박스 안쪽이나 문전으로 공을 보내는 대신 박스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알 하이도스에게 공을 보냈다. 알 하이도스는 공중에 뜬 공을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원더골을 터트렸다.

반격에 나선 중국은 후반 42분 장성룽의 슈팅이 골망을 갈랐지만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중국은 동점골 없이 패배로 경기를 마쳤다.

◆ '슈퍼스타' 맞나...또 부진했던 우레이

지난 두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던 우레이는 이번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중국은 선제골을 실점한 직후 공격을 강화하기 위해 우레이를 투입했다. 하지만 우레이는 카타르전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중국을 구하지 못했다. 우레이는 이날 슈팅 1회(유효슈팅 0회), 패스 4회(6회 시도), 터치 13회 등에 그쳤다.

우레이는 타지키스탄전과 레바논전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지만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타지키스탄전에는 후반 27분 교체되어 나갔고, 레바논전에서는 더 이른 시간인 후반 21분 벤치로 향했다. 중국 축구대표팀의 핵심이자 중국의 슈퍼스타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출전 시간이었다.

우레이가 비교적 이른 시간에 교체된 이유는 경기력이 나빴기 때문이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기준 우레이는 타지키스탄전에서 패스 성공 7회(10회 시도), 슈팅 0회, 경합 성공 0회(6회 시도)를 기록했다. 

레바논을 상대로 두 차례 유효슈팅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득점은 없었다. 게다가 우레이는 레바논전에서 자신에게 온 두 차례의 빅 찬스를 모두 놓치며 최악의 골 결정력을 드러냈다.

당연히 평점도 좋지 않았다. '소파 스코어'는 타지키스탄전 이후 우레이에게 평점 6.4점을 줬고, 레바논전에서는 6.2점을 부여했다. 

이 점수는 후한 편이었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타지키스탄전 우레이의 활약을 지켜본 뒤 평점 5.9점을, 레바논전 이후에는 6.5점을 줬다. 타지키스탄전에 우레이가 받은 평점 5.9점은 중국 선수들 중에서 가장 낮은 점수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당연히 우레이에 대한 기대도 바닥을 쳤다. 중국 '시나 스포츠'는 "중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우레이는 무조건 득점으로 연결해야 하는 기회를 놓쳤고, 최하 평점을 받았다. 두 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지만 활약하지 못했다. 열심히 뛰어다녔으나 충분하지 않았다"라며 우레이가 지난 두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이 저조하다고 비판했다.

우레이는 여론을 뒤집지 못했다. 카타르전에서 조커로 투입됐지만 여전히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일관했다. '폿몹'은 우레이에게 평점 6.1점을 줬다.

◆ 타지키스탄이 살렸다...중국, 아직 16강행 '산술적' 가능

중국과 카타르의 경기가 끝난 뒤 열린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의 경기에서는 타지키스탄이 승리했다. 타지키스탄은 레바논을 상대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후반 2분 바셀 즈라디에게 선제골을 내준 타지키스탄은 후반 35분 이후 2골을 퍼부어 승부를 뒤집었다. 선제골 이후 9분 만에 카심 알제인이 거친 태클 탓에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레바논은 이후 수적 우위를 앞세운 타지키스탄의 맹공에 시달렸다.

결국 후반 35분 파르비존 우마르바예프의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이 터져 1-1이 됐고, 후반 추가 시간 누리딘 함로쿨로프의 극적인 헤딩 골까지 나와 타지키스탄이 승점 3을 챙겼다.

1승 1무 1패가 된 타지키스탄은 승점 4를 쌓아 중국, 레바논을 제치고 조 2위 자격으로 16강 무대에 올랐다. 타지키스탄이 아시안컵 16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타지키스탄에 조 2위 자리를 내줬지만, 아직 산술적으로는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모든 조의 조별리그 일정이 끝난 뒤 중국은 다른 조의 3위들과 성적을 비교해 16강에 오를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