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농장 아래 지하창고에 마약 22t…에콰도르 사상최대 적발

영화처럼 지하 통로서 밀매
당국, "사상 최대 규모 압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에콰도르의 지하창고 등에서 시가 1000억원이 넘는 양의 마약이 한꺼번에 발견됐다.

단 한 번의 작전으로 22t 코카인 적발…시가 1340억원 상당

에콰도르 경찰은 괴야스주 야구아치에 있는 의료시설에 난입해 난동을 벌인 피의자들을 체포했다. [이미지출처=에콰도르 경찰 엑스(X·옛 트위터)]

22일(현지시간) 에콰도르군과 경찰은 중서부 로스리오스주 빈세스 지역에서 약 22t의 코카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경찰은 단 한 번의 작전으로 압수한 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이라고 이야기했다. 시가로는 1억 달러(1340억원 상당)어치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마약이 담긴 일부 꾸러미에는 유럽 항공사 직인이 찍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에콰도르군은 "150여명의 군 장병이 바나나 농장 아래 교묘하게 건설된 지하 창고에서 통제 대상 물질(마약)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도 관련 작전 수행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이 현장은 마약 밀매를 주제로 한 영화나 TV 시리즈 등에서 봤을 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군 설명을 인용한 현지 매체는 "약 20ｍ에 달하는 통로를 지나면 방 형태의 지하 창고가 여러 개 있었는데, 각 창고는 가로 8ｍ·세로 6ｍ·높이 2ｍ 정도 크기"라고 이야기했다.

에콰도르 군·경찰, 갱단 무력화 작전 수행…구금되는 갱단원들 모습 공개도

탈옥한 에콰도르 갱단 두목의 지난해 8월 수감 당시 모습.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군과 함께 갱단 무력화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에콰도르 경찰은 지난 7일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 수괴인 '피토' 아돌포 마시아스의 탈옥 이후 2주간의 작전을 통해 2700여명의 갱단원과 폭력배 등을 구금했다. 괴야킬 TC텔레비시온 방송국 생방송 스튜디오 난입 피의자를 비롯해, 경찰관을 납치하거나 현지 검사를 살해하는 데 관여한 이들도 포함됐다.

또 경찰은 전날 괴야스주 야구아치에 있는 의료시설에 난입해 난동을 벌인 이들도 체포했다. 이들은 총격을 받고 입원한 갱단원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고 경찰은 이야기했다.

에콰도르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군과 함께 이 의료시설 인근에 있는 '마약 재활센터'에서 갱단 지휘 시설과 비밀 성매매 업장을 확인하고, 내부에 있던 조직원 등 68명을 일망타진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속옷 차림으로 길바닥에 엎드려있거나, 교도소로 이송되는 피의자들의 모습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