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훈풍’ 맞은 IPO 시장, 1월 상장 예정 기업 살펴보니
수요예측·청약 증거금 ’흥행‘…“IPO 호성적, 국내 증시 부진 영향”
“올해 IPO 예정기업 전년 比 증가…회복세 이어갈 것”
국내 증시가 약세장을 이어가는 반면,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새내기 상장사들의 주가가 급등해 훈풍을 불어넣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새해 첫 상장을 앞둔 기업들도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흥행을 거둬 기대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수요예측 및 청약이 진행되는 기업은 우진엔텍,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 이닉스, 스튜디오삼익, 케이웨더, 코셈, 에이피알 등 9개사로 확인됐다. 에이피알의 경우 1월 중 수요예측이 이뤄지고, 오는 2월초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첫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인 우진엔텍이다. 뒤이어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가 이달 중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가운데 올해 첫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종목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케이엔에스를 시작으로 LS머트리얼즈와 DS단석 등이 일제히 따따블을 달성한 영향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에이텀과 와이바이오로직스, 블루엠텍도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총 6개 기업이 모두 좋은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지난해 12월에 신규 상장한 종목들의 상장일 시초가 수익률 평균치는 공모가 대비 313.1%로 나타났다. 일례로 LS머트리얼즈의 상장 당일(지난달 12일) 시초가는 확정공모가 대비 332.3% 높은 1만9410원을 찍었다. 시초가 대비 상장일 종가는 122.4% 상승해 마감했다.
LS머트리얼즈는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700%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DS단석은 같은 날 기준 152%, 케이엔에스도 131.3%의 수익률을 냈다. 이날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신규 상장 종목들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수익률은 180.2%다. 이후 국내 증시의 하락세와 차익실현 물량 증가로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으나 여전히 양호한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양호한 수익이 지속되면서 공모주를 포트폴리오로 편입하거나, 비중을 확대한 기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올해 IPO 진행 기업들의 상장 직전 단계인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이 흥행을 거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 주자인 우진엔텍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총 2049개 기관이 참여해 1263.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4900원을 초과한 5300원으로 결정됐다. 이후 일반투자자 공모청약도 흥행하면서 청약 증거금만 총 3조6946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주관사인 KB증권 관계자는 “우진엔텍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점과 원전 정비 사이클을 통틀어 다루며 해체 시장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점 등이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B인베스트먼트와 포스뱅크도 2조원을 넘는 청약 증거금을 확보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3400원, 1만8000원의 공모가를 확정했다. 현대힘스의 경우 9조7800억원의 증거금을 기록해 상단을 뛰어넘은 7300원의 공모가로 정해졌다. 1월 중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나란히 흥행 성적표를 받아들인 셈이다.
최근 증권업계를 비롯한 전반적인 시장 상황의 불안정으로 투자 수요가 공모주로 향한 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점,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 등에 공모주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가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IPO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예정기업 수는 약 140~150개 수준, 공모금액은 8~10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상장이 예정된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솔루션이 IPO에 성공한다면 무난하게 예상 공모 규모를 달성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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