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4 '실시간 통역'만 믿고 일본 가봤다 [체험기]
일본 현지서 '실시간 통역 기능' 활용도 만점
AI 탑재 갤S24 카메라, 전작보다 화질↑
삼성전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를 탑재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베일을 벗었다. 전작보다 좋아진 카메라와 성능은 물론 세계 최초로 AI 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해 '역대 최고 스마트폰'이라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직접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을 들고 일본 가가현의 작은 도시 다카마쓰로 향했다.
'곤니찌와' 밖에 모르던 나, AI 통역 덕에 일본인으로 둔갑
'실시간 통역 통화(AI Live Translate Call)기능' 이용법은 생각보다 쉽다. 일반 통화 화면에서 '통화 어시스트' 메뉴를 눌러 '실시간 통역' 버튼을 클릭한 뒤, 통역받을 '상대방의 언어'와 통역해 줄 '내 언어'를 설정하면 된다. 현재 언어는 영어·일본어·중국어·독일어·포루투칼어 등 총 13개 국어를 지원한다.
기자는 다카마쓰 시내 도착 후 곧장 일본 호텔로 전화를 걸었다. 너무 이른 아침 비행기를 탄 탓에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얼리체크인'이 가능한지, 안되면 '짐이라도 맡겨둘 수 있냐'고 물을 생각이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안녕하세요. 이 통화는 실시간으로 번역되며 화면에 텍스트로 표시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스피커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 내용은 수·발신자가 모두에게 전달된다. 양측이 실시간 통역을 인지하고 통화할 경우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한 삼성전자가 마련한 장치다.
"안녕하세요", "얼리체크인이 가능한지 여쭤보려고 전화했습니다"라고 말하자 5초 만에 통역이 이뤄졌다.
10초 뒤, 돌아온 답은 "요란하네요.", "네,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였다.
'뭐가 요란했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기자가 이름을 말하자 이내 "잠시만요. 기다려주세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15초 뒤엔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체크인 가능하십니다"라고 안내했다.
얼리체크인을 마친 뒤 '리셉션 직원'에게 '요란하네요'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요란하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면서 "아마도 잘못 번역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 말하지 않은 채 통역 내용을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나름 성공적으로 실시간 통역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 인근 온천에 전화를 걸었다. 이곳 온천은 다카마쓰 내 유명지에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아 포털사이트에 정보가 많은 편이지만, 직원들이 한국말이나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겐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는 곳이다.
온천에 전화를 건뒤 "안녕하세요"라고 하자, 직원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 '통화 내용이 통역된다는 안내음'이 장난전화였던 걸로 착각했던 것이다. 다시 전화를 걸어 입장료와 수건 제공 여부를 물었고, 대화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통화에서도 오번역은 발생했다. "수건은 구매해야 되나요"라는 말에 "필요 없으시면 여기 안 주셔도 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온 것. 추측건대 온천 직원이 "수건 필요 없으면 여기서 구매 안 하셔도 됩니다.(必要なければご購入いただかなくても大丈夫です。)"라고 말한 것을 "필요 없으시면 여기 안 주셔도 됩니다(必要なければここにいただかなくても大丈夫です。)"라고 번역기가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 문장의 발음은 비슷하다.
실시간 통화 통역 이외 통역 기능의 성능도 준수했다. 상대방이 말을 하는 중간에 끼어들거나,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는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지만, 대게는 제대로 된 번역이 이뤄지는 편이었다. 특히 여행지에서 맛집 찾기, 식당 예약 등 '여행 대화'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괴물 카메라 AI만나 한단계 업그레이드…나이토그래피↑·생성형 AI 편집
AI가 적용된 카메라는 전작(갤럭시S23울트라)카메라는 수준을 월등히 앞질렀다. 갤럭시S24울트라 카메라 하드웨어 자체는 전작과 같지만 AI 기능을 활용해 화질을 높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4 울트라는 2·3·5·10배 줌을 모두 광학 수준의 고화질로 제공하는 ‘쿼드 텔레 시스템’을 시리즈 최초 탑재됐다. 5배줌을 지원하는 새로운 5000만화소 적응형 픽셀(Adaptive Pixel) 센서와 AI 기술은 10배줌을 포함해 어떤 거리에서 촬영하더라도 훌륭한 사진과 영상 결과물을 제공한다는게 회사 설명이다.
특히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야간 촬영 성능) 기능은 전작 대비 약 60% 커진 1.4 마이크로미터(μm) 사이즈의 픽셀을 탑재한 '5배 광학 줌' 카메라으로 더 좋아졌다. 이 덕에어두운 밤 '저조도' 환경에서도 깨끗한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 갤럭시S23울트라와 갤럭시S24울트라를 비교해보니 차이가 뚜렷했다. 갤럭시S24는 녹색 신호등의 빛번짐이 적고, 비로 젖은 도로의 느낌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또 밤 하늘은 적당한 구름과 파란색 하늘이 담았다. 반면 갤럭시S23울트라는 전체적으로 녹색 신호등의 빛 번짐이 강하게 보였다. 이로 인해 도로도 녹색 영역이 반사돼 나타났다. 하늘 역시 빛 번짐의 영향으로 파란색보다는 살짝 회색빛깔을 나타냈다.
사진을 찍고 난 뒤 생성형 AI로 편집을 할 수 있는 '생성형 편집’(Generative Edit) 기능도 눈길이 갔다. 이 기능은 사진의 배경 화면이 잘려나간 경우, AI를 통해 잘려나간 사물의 일부 이미지를 메꾸거나 사진 내 피사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든 이미지는, 이미지 그 자체와 메타데이터(속성정보)에 ‘워터마크’를 표기해 해당 이미지가 AI에 의해 생성 혹은 편집 됐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원할 경우에는 생성형 AI 마크를 지울 수 도 있다.
관건은 이러한 성능 변화들이 시장에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다. 삼성전자는 이달 31일부터 갤럭시S24 시리즈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한다. 가격은 갤럭시S24 169만8400원, 갤럭시S24플러스 184만1400원, 갤럭시S24 울트라 212만7400원이다. 국내 사전 판매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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