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제 레이더+미국 미사일…러 혼쭐낸 '프랑켄슈타인 무기' [밀리터리 브리핑]
우크라이나 인근 아조우해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전략 자산 중 하나인 A-50 메인스테이 조기경보통제기가 추락했고, IL-22M 신호정보수집기는 큰 피해를 보고 비상 착륙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①러시아제 레이더+미제 미사일 ‘프랑켄 SAM’우크라이나, 우크라서 러시아 자폭 드론 사냥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의 도움으로 방공 전력 유지에 새로운 힘을 얻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략산업부 장관은 새로운 ‘프랑켄 SAM(지대공미사일)’ 시스템으로 고도 400m 상공을 비행하던 샤헤드 드론을 9㎞ 거리에서 요격했다고 밝혔다. 프랑켄 SAM은 시체 조각으로 만든 프랑켄슈타인처럼 서로 다른 계열의 장비들을 결합해 만든 지대공 미사일을 말한다.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프랑켄 SAM은 구소련제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인 나토 형식명 SA-11 갓플라이인 부크-M1 발사대ㆍ레이더에 미국이 지원한 두 가지 미사일을 통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미사일은 사거리 18~50㎞ 사이의 해군 함정용 RIM-7 시스패로우 함대공미사일이며, 둘째 미사일은 사거리 8~10㎞의 AIM-9M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이다.
프랑켄 SAM 시스템은 우크라이나에 배치되기 전, 미국에서 광범위한 테스트를 거쳤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기존에 보유한 구소련제 지대공 미사일을 거의 소진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발사대를 활용할 방법이 없었다. 부크-M1 기반의 프랑켄 SAM은 근거리 거점 방어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러시아군의 샤헤드 드론과 순항미사일에 대한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켄 SAM 같은 동구권 체계에 서구권 체계를 결합한 지대공 미사일은 2010년대 초반 유럽의 MBDA나 미국의 레이시언이 동유럽 국가들의 방공망 현대화를 위해 제안한 적이 있었지만 채택된 적은 없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양한 서구권 무기가 동구권 체계에 통합됐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미국이 제공한 AGM-88 HARM 대레이더 미사일, 영국이 제공한 스톰쉐도우 순항미사일, 미국이 제공한 JDAM이 우크라이나군의 구소련제 미그-29와 수호이-24 전투기에 통합됐다.
②중동 산유국이 아직도 글로벌 방산 업체의 호구?…UAE, 튀르키예 무인기에 자국산 무장 달 계획
아랍에미리트(UAE)와 튀르키예의 방위산업 협력이 강화하고 있다. UAE 국영 방산업체 EDGE 그룹은 튀르키예 바이카르 디펜스의 바이락타르 TB2 무인기에 자신들의 데저트 스팅 16 미사일을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저트 스팅 16 미사일은 무인기 등에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중량 23㎏, 탄두중량 12㎏, 사거리 16㎞의 위성항법ㆍ반능동레이저 유도방식의 활공형 무기다.
EDGE 이사회 의장은 바이카르 디펜스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고, 바이카르 디펜스 회장은 EDGE가 개발한 무기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은 자신들에게도 귀중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탄불 소재 싱크탱크의 연구원은 튀르키예는 많은 나라에 무인기를 수출했지만, 그동안 수입국이 개발한 무기를 통합하도록 허용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이번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번 협력을 통해 튀르키예 플랫폼에 UAE의 무기를 추가로 통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DGE 그룹은 최근 외국제 항공기에 자신들이 개발한 무기를 탑재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두바이 에어쇼에선 UAE 공군이 도입할 라팔 전투기에 EDGE 그룹이 제작한 Mk81, Mk82, 장거리 Mk83 유도 폭탄을 장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제너널아토믹스와는 MQ-9B 스카이 가디언 무인기에 자신들이 개발한 무기를 통합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UAE는 오랫동안 외국제 무기에 의존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성과를 구체화하려고 자신들이 도입하는 외국제 무기에 자신들의 성과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앞으로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③지상의 미사일 킬러 패트리엇, 해상의 미사일 킬러 되나
록히드마틴이 올봄 미 육군의 패트리엇 미사일 최신형인 PAC-3 MSE를 미 해군의 이지스 전투시스템에 통합하는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 육군의 PAC-3 MSE 미사일은 경사 발사대에서 발사되지만, 이지스 전투 시스템에 통합되려면 해군 함정의 Mk.41 수직발사대에 발사될 수 있어야 한다.
록히드마틴은 이지스 전투 시스템의 PAC-3 MSE 통합 연구를 자체 자금으로 진행한다. 회사의 연구는 미 해군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PAC-3 MSE 미사일 생산을 늘리려고 시작됐다.
미 해군은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외기권 요격이 가능한 SM-3와 대기권 요격이 가능한 SM-6를 보유하고 있다. RTX(옛 레이시언)가 생산하는 SM-6 미사일은 2009년 처음 생산 이후 2022년 말까지 약 500발 정도만 생산됐기 때문에 해군의 긴급한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생산 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미사일로 요격 능력이 입증된 PAC-3 MSE가 미 해군 구축함에 통합된다면 미 해군의 수요를 빠르게 충족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도 생산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록히드마틴은 아칸소주 캠든 공장에서 1년에 약 550발의 PAC-3 MSE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해 미사일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록히드마틴의 노력은 구체적인 성과를 보인다. 2022년 가을, 태평양 미사일 시험장에서 미 육군 발사대를 사용하여 첫 하드웨어 검증 시험을 실시했다. 지난해 7월, PAC-3 MSE 미사일과 SPY-1 레이더 사이의 통신에 성공했으며, 이를 위해 미사일의 이중밴드 데이터링크를 삼중밴드 데이트링크로 개량했다.
올봄 예정된 실사격 시험은 이지스 전투시스템과의 통합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군 전투함이 아닌 지상에 설치한 수직발사대를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는 시험이 성공한다면 해군 함정에서의 초기 작전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미 해군이나 국방부가 지원하기를 희망했다. 최근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루마니아와 폴란드에서 운용되는 이지스 어쇼어에 PAC-3 MSE 미사일을 통합하는 사업에 일부 자금을 지원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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