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인기 유튜버의 새로운 깨달음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희망 직업 중 하나가 된 건 한국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인기 유튜버들이 활동을 중단하고 다른 일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일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는 월 100만원도 벌기 힘들어서 그만둔다는 유튜버들이 많지만, 해외에서는 중소기업 수준의 매출을 내는 인기 유튜버들도 줄줄이 활동 중단 선언을 하고 있다.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유튜버가 번아웃, 즉 정신적인 탈진을 활동 중단의 이유로 꼽는다. 유튜브가 소셜미디어로 변화하면서 끊임없이 알고리듬을 바꾸기 때문에 아무리 인기 유튜버라고 해도 클릭 수를 보장받지 못한다. 유행에 따라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건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플랫폼 기업들이 인위적으로 자주 바꾸는 알고리즘에 매번 새로 적응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더 근본적 이유를 지적하는 유튜버도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기본적으로 콘텐트를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채널이 성장할수록 더 높은 품질의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 편집자를 채용해야 하고, 이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 매출을 늘리려면 마케팅 담당을 뽑는 등 조직의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유튜버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콘텐트에 쏟는 시간보다 조직의 운영, 즉 경영에 들어가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하지만 바쁘다고 콘텐트 제작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 운영에 들어가는 시간 외에도 개인 시간을 모조리 써가면서 콘텐트를 제작해야 한다. 혼자서 만들어 인기를 끌던 초기보다 일하는 시간은 길어지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은 줄어든다. 한 유튜버가 이런 말을 했다, “꿈의 직장도 결국 직장이다.” 유튜버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맞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다. 일은 일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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