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세리나 키즈’ 돌풍…열아홉 동갑내기 8강 진출

피주영 2024. 1. 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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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킨 2004년생 린다 노스코바. 22일 열린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강호 엘리나 스비톨리나를 꺾고 8강행 티켓을 따냈다. [AFP=연합뉴스]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10대 돌풍’이 거세다.

여자 단식 8강에 린다 노스코바(19·세계랭킹 50위·체코)와 코코 고프(19·세계 4위·미국) 등 10대 선수가 2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둘 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3·미국)를 추앙하는 ‘세리나 키즈’다. 2022년 은퇴한 세리나는 메이저 대회에서 23차례 우승한 레전드다.

노스코바는 22일 열린 대회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강호 엘리나 스비톨리나(30·세계 23위·우크라이나)에 기권승을 거뒀다. 스비톨리나는 1세트 게임 스코어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했다. 노스코바가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11월생으로 만 19세인 노스코바는 이번 대회 ‘깜짝 스타’다. 그는 지난 20일 열린 32강전에서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23·폴란드)를 물리치면서 세계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다. 호주오픈에서 10대가 세계 1위를 꺾은 건 1999년 대회에서 아멜리에 모레스모(프랑스·은퇴)가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에게 승리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노스코바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한 플레이로 수퍼스타를 무너뜨렸다.

노스코바는 세리나의 광팬이다. 세리나처럼 뛰어난 실력을 갖추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지옥 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노스코바는 여자프로테니스(WTA)와의 인터뷰에서 “테니스를 처음 시작한 순간부터 세리나는 나의 우상이었다. 세리나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2004년 3월생으로 역시 만 19세인 고프는 지난 21일 벌어진 16강전에서 마그달레나 프레흐(27·세계 69위·폴란드)를 2-0으로 물리쳤다. 고프는 2009년 호주오픈을 TV로 시청하다 세리나의 플레이를 보고 테니스의 매력에 빠졌다. 세리나처럼 ‘테니스 천재’로 성장한 고프는 14세 때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15세 때는 세계랭킹이 600위권이었는데 4년 만에 랭킹을 6위로 끌어올렸다.

‘세리나의 후계자’로 불린 것도 이때부터다. 고프는 작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리나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128강부터 16강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팬들은 “마치 세리나의 전성기 시절을 보는 것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고프는 “이번이 10대로 참가하는 마지막 호주오픈”이라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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