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1위 땐 일본, 2위면 사우디…클린스만호, 자존심이냐 실리냐

송지훈 2024. 1. 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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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몸을 푸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맨 왼쪽)과 선수들. 한국은 25일 말레이시아와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연합뉴스]

6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결선 토너먼트 대진이 달라진다.

한국은 지난 20일 요르단과의 E조 2차전에서 졸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자력으로 조 1위 달성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25일 오후 8시30분 카타르 도하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및 최종순위가 정해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는 E조 최약체다. 이미 2패를 당하면서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23위)이 우려할 만한 상대는 아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을 무승부 이상으로 마치면 조 1위 또는 2위로 16강에 오른다.

한국이 E조 1위를 차지하면 가시밭길이 기다린다. 토너먼트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D조 2위가 유력한 일본(17위)과 만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조 1위로 통과할 경우 대진표상 결승에서 만나게 되지만, 지난 19일 일본이 이라크와의 D조 2차전에서 1-2로 패하면서 시나리오가 꼬였다.

한국이 일본을 이기고 8강에 오르면 C조 1위 이란(21위)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이기면 4강전에서는 A조 1위인 개최국 카타르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는 지난 대회 우승팀이다. 당시 8강전에서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꺾었던 팀이다. 지면 곧장 탈락하는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우리보다 랭킹이 높은 나라 또는 불편한 상대와 잇달아 맞붙는 셈이다.

E조 2위가 되면 ‘아시아의 축구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는다. 2010년 이후 3차례 아시안컵 본선에서 한국이 조 1위를 놓친 건 호주와 한 조에 묶였던 2011년 카타르 대회 한 차례뿐이다. 당시 호주와 1-1로 비겨 2승1무(승점 4점)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한 골 뒤져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나머지 두 대회에선 모두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E조 2위로 16강에 가면 결승으로 향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16강 상대는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56위)다. 지난해 9월 유럽 원정 A매치 평가전에서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 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한 기억이 생생하다.

8강에선 B조 1위가 유력한 호주(25위)를 만난다. 호주는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확실한 해결사가 없어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다. 4강 상대는 D조 1위를 확정 지은 이라크(63위)가 유력하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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