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냉기 길 뚫린 한국, 전국에 한파·폭설·강풍·풍랑 특보

정은혜 2024. 1.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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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2일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오늘(23일)은 북극의 냉기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맹추위의 기세가 더 강해질 전망이다. [뉴시스]

북극의 냉기가 한반도로 강하게 유입되며 22일 전국 곳곳에 한파·대설·강풍·풍랑 특보가 동시에 발표됐다. 서울 등 중부 지방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강한 바람이 부는 한편, 서해에선 해기차(해수면 온도와 기온 차이)로 인한 눈구름까지 발달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서울을 포함한 중부 지방에 한파 특보가, 충청도 이남 지역에 대설 특보가, 서해안과 동해안에 강풍 특보가 각각 발령됐으며, 모든 해상에는 풍랑 특보가 내려졌다. 서울의 경우 강한 바람으로 체감 온도가 한낮에도 -15도를 기록할 정도로 추위가 극심했다.

23일에는 맹추위의 기세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서울은 기온이 -14도까지 떨어지겠고, 체감 온도는 -21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도 온종일 영하권의 날씨 속에 있을 전망이다. 24일에도 전날과 비슷한 수준의 맹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18~-2도, 낮 최고기온은 -6~3도로 예보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충청권 이남 지역은 당분간 많은 눈도 주의해야 한다. 서해 상에서 발달한 눈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24일까지 곳곳에 눈이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 적설 예보에 따르면 22~23일 사이 충남 서해안은 3~10㎝, 세종·충남 내륙 2~7㎝, 그 밖의 충남권 1~5㎝, 또는 1㎝ 내외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라권은 22~24일 광주와 전라 서부 지역에 5~15㎝(많은 곳 20㎝ 이상), 전북 동부 3~8㎝, 전남 동부 1~5㎝의 눈이 쌓일 전망이다.

경상권은 울릉도와 독도에 24일까지 5~20㎝의 많은 눈이 내리고 경남 서부 내륙에는 23일 하루 1㎝ 내외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24일까지 산지를 중심으로 20~40㎝(많은 곳 60㎝ 이상)의 많은 눈이 쌓일 전망이다. 제주도 중산간과 제주도 동부는 10~20㎝(많은 곳 30㎝ 이상), 그 밖의 제주도 해안은 3~10㎝ 적설이 예보됐다.

전국을 얼어붙게 한 이번 한파는 북극에 갇혀 있던 냉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오면서 발생했다. 중국 북동쪽 지역에 위치한 대륙 고기압과 한반도 북쪽에 위치한 절리저기압(편서풍대에서 떨어져 나온 저기압) 사이에서 공기가 북에서 남으로 강하게 흐르며,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오는 길이 뚫렸다.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극 제트기류도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 생긴 흐름을 따라 뱀처럼 휘면서, 북쪽의 냉기가 내려오는 걸 막지 못했다.

이는 -40도를 밑도는 극한 추위가 미국과 서유럽을 덮친 경위와 비슷하다. 다만 기상청은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진규 통보관은 “미국과 서유럽권 일부 지역에 찬 공기를 수반한 강한 절리저기압이 발달하며 장시간 영향을 줘 이 지역에 극한 한파가 발생했다”며 “한파가 찾아온 기압계 상황은 비슷하지만,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한국과 미국·유럽 한파의 정도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추위는 26일을 기점으로 풀릴 전망이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중국 북동부에 위치한 대륙 고기압이 이동성 고기압으로 바뀌며 우리나라를 지나가, 주말에는 맑은 가운데 평년 수준의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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