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천안함 가슴에 묻고 이젠 한 명의 전우도 잃지 않겠다”
2010년 북한 어뢰에 피격됐을 당시 천안함에서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41) 중령(당시 대위)이 22일 신형 천안함(FFG-Ⅱ) 함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작전에 배치된 새 천안함의 두 번째 함장이다. 2006년 해군 학사사관 101기로 임관한 그는 참수리-276호정 부장, 천안함 작전관, 고속정 편대장, 진해기지사령부 인사참모 등을 거쳤다.
취임식은 이날 오후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렸다. 박 중령은 취임식에 앞서 천안함 참전용사 추모비를 찾아 참배했다. 취임식에는 이성우 유족회장 등 천안함 46용사 유가족,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등이 참석했다. 그는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천안함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 그리고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에서 목숨 바쳐 서해를 지킨 모든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에 존경을 표한다”며 “적이 도발하면 그곳을 적들의 무덤으로 만들고, 단 한 명의 전우도 잃지 않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해군이 공개한 일문일답.
Q : 천안함장으로서 각오는.
A : “천안함의 책임 해역은 북한과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접적 해역이다. 언제든 적과 교전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최전방 수호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최근 북한은 NLL 일대 해상사격, 수중 핵무기체계 시험 주장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 안보 상황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이 일어났던 시기와 겹쳐지는 부분이 많다. (새) 천안함은 대잠수함능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됐고, 각종 유도탄 및 해상작전 헬기도 탑재할 수 있다. 지상 타격도 가능하다.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겠다.”
Q : 천안함은 어떤 의미인가.
A : “평생 이름 앞에 붙어 있고 또 붙어 있을 이름이다. 사실 천안함 피격 뒤 여러 고민이 있었다. 군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것이 먼저 간 전우들이 남긴 사명이라 생각하고 바다를 지켜왔다.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신형 천안함 함장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은) 다시 천안함 함장이 됐다고 하니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지만, 응원하겠다고 했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더욱 냉철하게 판단해 지휘할 것이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승리하는 전투함으로 지휘하겠다.”
Q : 최원일 전 함장이 뭐라고 했나.
A : “천안함 함장으로 보직돼 고맙다고 했다. 중책에 너무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말씀했다.”
Q :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찾았는데.
A : “떠오르는 여러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옛 천안함을 보고, 추모비를 찾았다. 전우들에게 적이 감히 다시는 도발할 수 없게 하겠다고, 또다시 도발하면 전우들 몫까지 더해 백 배, 천 배로 응징해 원수를 갚겠다고 약속했다.”
Q : 천안함 참전 장병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 “전사한 전우들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리고,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남은 전우들은 ‘먼저 간 전우는 가슴에 묻고 적은 바다에 묻겠다’고 다짐했다. 천안함 전우 모두와 함께 전장으로 나아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 천안함의 승리를 지켜봐 달라.”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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