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높아서 입주 못한 김포 아파트…초과 부분 재시공

김포공항 고도 제한 어겨 결국 재시공
입주예정일 2달 넘긴 3월 공사 완료

김포공항 주변 고도 제한 초과로 입주 지연 사태를 일으킨 아파트 건설사가 건물 높이를 낮추는 재시공 작업에 나선다.

김포고촌역지역주택조합은 22일 고촌읍 신곡리 399세대 규모 아파트 시공사가 최근 조합에 재시공 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포공항과 3~4km 떨어진 이 아파트는 공항시설법상 고도 제한에 따라 57.86m 이하 높이여야 하지만, 8개 동 가운데 7개 동의 높이가 이보다 63~69㎝ 높게 건설됐다. 이 때문에 김포시로부터 아파트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하게 되자 시공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상부 옥탑을 다시 시공하기로 했다.

고도 제한 초과로 재시공에 들어가는 경기 김포시의 신축 아파트[사진출처=김포고촌역지역주택조합 제공, 연합뉴스]

작업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인 옥탑을 해체한 뒤 고도 제한 높이에 맞게 다시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고도 제한 높이보다 30㎝ 높게 시공된 옥상 난간의 알루미늄 재질 장식 구조물도 해체한 뒤 다시 시공할 계획이다. 건설사는 이달 말부터 빠르게 작업을 진행하면 오는 3월 1일까지는 재시공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은 지난 12일이었다. 앞서 아파트 입주예정자 399세대 중 55세대가 입주예정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이사하겠다고 신청했다. 그러나 재시공 완료 예정일이 이를 넘기면서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시공사는 계획대로 이사하기 어려워진 입주예정자들을 위해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보상방안도 준비할 방침이다.

입주 지연으로 인해 입주예정자들은 자녀의 학교 입학이나 대출금 상환 등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당장 거주할 곳이 없어 호텔 등에서 숙박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김포시에 임시 사용 승인을 요청했으나, 김포시는 건축 허가 당시 제시됐던 조건에 맞지 않게 아파트가 건설됐기 때문에 사용 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엘리베이터 전체를 다시 시공하지는 않고 일부 높이만 낮추는 쪽으로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세대별 피해 상황을 확인해 시공사와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재시공 계획이 제출되지 않은 단계"라며 "재시공 방안이 들어오면 내용을 검토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