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위증교사" 주장에 이재명 "녹취록 왜곡" 반박

선대식 2024. 1. 2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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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교사 혐의 사건 1차 공판] 위증 혐의 피고인 김씨, 이 대표 퇴정 요청도

[선대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같은 녹취록을 두고 검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반대의 주장을 하며 맞섰다. 검찰은 위증교사 혐의 증거로 녹취록을 제시했고, 이재명 대표는 직접 "저한테 유리한 내용을 빼고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차 공판이 열렸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이 대표와 위증 혐의를 받은 김아무개씨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진술 이어가자 검찰 반발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이 먼저 나서 공소사실을 낭독하며 이 대표의 혐의를 설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TV토론회에서 과거 2002년에 있었던 검사 사칭 사건에서 누명을 썼다고 발언했다. 당시 KBS <추척 60분> 최아무개 PD가 이재명 변호사 사무실에서 김병량 성남시장의 비리 의혹을 취재하면서 김 시장을 상대로 자신을 검사로 사칭했는데, 이 대표는 공범으로 묶여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벌금 150만 원)이 확정됐다.

이 대표의 TV토론회 발언에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유포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후 이 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2018년 12월 당시 김병량 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씨에게 전화해 위증을 요구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이재명 피고인은 김씨가 자신의 측근과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이용하여 김씨로 하여금 허위증언을 하도록 교사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김씨에게 전화해) 김병량 시장과 KBS가 자신을 주범으로 몰고 최 PD 고소를 취하해주기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 주입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녹취록 주요 내용을 법정 내부 화면에 띄웠다.

이 대표 쪽은 검찰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김씨에게 명시적으로 기억에 반하지만 증언을 해달라고 한 적 없다"면서 "피고인은 기억을 되살려서 안 본 거를 본 것처럼 얘기할 필요 없고 사건을 재구성하려는 것도 아니라고 명시적으로 얘기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직접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그는 "사건의 수사 과정 그리고 검찰의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를 말씀드리려고 한다"면서 "검찰에서 조사받으면서 녹취록을 보자고 했는데, 계속 안 보여줬다. 조사 끝날 때쯤 보여줬는데, 이 또한 수사기록과 달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를 두고 "백현동 개발 사업에 지분을 가지고 있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됐다.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하자, 갑자기 검찰 쪽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데, 절차를 무시하시고 본인 하고 싶은 말만 다 하면 저희도 반박해서 하고 싶은 말 다 하면 재판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재판부의 적절한 소송지휘를 통해 법에 정한 절차대로 진행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변호인은 "모두 진술의 경우 검찰은 공소장에 의해 진술하도록 되어 있고, 피고인은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하게 돼 있다"고 반박했고, 재판장은 "이 사건과 관련되는 범위 내에서 진술해달라"라고 정리했다.

다시 발언에 나선 이 대표는 "(검찰은) 녹취록을 수사 과정에서 숨기고, 그중에서 피고인한테 불리한 내용만 따가지고 공소장에서 주장하고, 오늘도 보면 저한테 유리한 얘기 다 빼고 왜곡한 것이 타당치 않다"라며 "검찰 공익의무, 공적기능을 훼손하는, 정말 과도하고 지나친 행위라는 것을 재판장님께 하소연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위증 혐의 김씨 측 "이 대표 두렵다... 퇴정 명령 요청"

이어 위증 혐의 피고인 김씨 쪽 변호인은 이재명 대표를 거세게 비난했다. 변호인은 "저희는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인정한다"면서 "2023년 9월 (이재명 대표) 영장실질심사 때 유창훈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 쪽이) 2002년 사건부터 계속 주장하는데,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다"면서 "이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사법부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고, 그리고 사실상 재판부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쪽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호인은 또한 이날 오전 이재명 대표 퇴정 명령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다고도 밝혔다. "피고인 김씨는 심적인 두려움이 있다", "변호인인 저도 두려움을 느낀다"라고 했다. "법원 입구에 지지자들이 있다. 피고인 이재명도 피습을 당했지만, 지지자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아실 거다. 최근 변호인에 대해서 위해를 가하고 대구에서는 사무실 방화사건도 있었다"라고도 주장했다.

검찰과 피고인들의 모두 발언을 들은 재판부는 향후 이 대표와 김씨 재판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내달 27일 김씨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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