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에 대해 인간적 배신감…‘확전이냐, 봉합이냐’ 기로

이종선 2024. 1.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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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이 '확전이냐, 봉합이냐' 기로에 놓였다.

한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이 '사퇴 요구 거절'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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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이 ‘확전이냐, 봉합이냐’ 기로에 놓였다.

한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이 ‘사퇴 요구 거절’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오랫동안 같이 지내고, 자신이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했던 한 위원장에 대해 인간적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이라는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침묵을 유지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의 갈등에 대해 “상대방을 너무 잘 아는 두 사람이 충돌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일부 의원 등의 중재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중재·타협파 인사들은 “이렇게 가다가는 총선은 참패”라는 위기감을 앞세워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측을 각각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직통’할 수 있는 사이”라며 “서로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과 요구 입장을 고수하고,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한 위원장 사퇴를 추진할 경우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봉합 기류도 나왔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여진은 계속됐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공개 지지한 것과 관련해 “약간 절차적으로 오버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공관위 업무까지 이렇게 (침해)되는 것으로 오해하면 ‘사천(私薦)’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위원장을 보좌하는 장동혁 사무총장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과 대통령실의 논의 내용이 정제 과정 없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이를 의원 단톡방에 올려 그것이 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여론을 형성해나가고, 결국은 당의 결정이 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건강한 방법도 아니다”고 말했다.

친윤계 이용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에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취지의 기사 링크를 공유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찬반도 엇갈렸다.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한 위원장을 우리 손으로 쳐낸다면 가장 기쁜 건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5선의 김영선 의원은 “한 위원장은 개인 이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은 당초 이날 경북 지역 의원들과 긴급회의를 추진했다가 취소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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