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왜 낳았노" 부모 울린 구청장…"감정 북받쳐 경솔했다"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사진 페이스북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발달장애인 부모를 향해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노"라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장애인단체 및 야당에서 비판이 쇄도하자 오 구청장은 사과했다.

문제가 된 오 구청장의 발언은 지난 17일 김형찬 강서구청장과의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선 '평생교육센터' 존치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다. 부산장애인부모회 등에 따르면 대화 도중 김 구청장은 국가의 장애인 시설 지원 필요성을 언급하며 "평생 희생해야 하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대체 무슨 잘못이 있냐"고 말했다. 이에 오 구청장은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되는데 낳았다"고 발언했고, 간담회장엔 정적이 흘렀다.

오 구청장은 곧바로 "말이 헛나갔고, 발달장애인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고생하는 게 안타깝다는 취지였다"고 사과했지만 논란이 확산했다.

이후 그는 부산장애인부모회에 사과문을 보내 "아픈 아이를 낳고 싶어서 낳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부모가 많이 힘드실 테니 아이가 안 아팠다면 좋았을 텐데 가슴이 아프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결코 장애인들을 폄훼하거나 안 좋게 말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를 향한 비판은 잦아들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오 구청장의 제명 및 사퇴를 요구했다.

결국 오 구청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자녀분들을 마음으로 돌보시는 장애인 부모님들의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에 공감하며 감정이 북받쳐서 경솔한 발언을 했다"며 "앞으로 언행에 신중히 하여 장애 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상처가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장애인의 최소한 권리가 보장되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현 제도상의 정책적 지원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구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장애인과 가족 여러분의 제도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