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또 부상…클린스만호 아시안컵 '미스터리'

김명석 2024. 1. 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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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130="">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대표팀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전날 진행된 자체 게임훈련 도중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소집해제 결정이 됐다. 연합뉴스 </yonhap>
<yonhap photo-3377="">2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김진수가 드리블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단순한 불운일까, 시스템의 문제일까.

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가 대회 초반부터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벤치에 앉지도 못한 선수만 2명. 여기에 훈련 중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선수도 나왔다. 추가 부상자 소식마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황희찬(울버햄프턴)과 김진수(전북 현대)는 바레인,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1, 2차전 모두 경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결장했다. 황희찬이 빠진 공격, 김진수가 없는 측면 수비는 기대 이하였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2차전을 비기며 16강 조기 확정에 실패했다. 이들이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는 있다. 그러나 부상에서 막 회복한 만큼 제 컨디션을 찾는 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나란히 부상으로 빠졌지만 둘의 케이스는 완전히 다르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다가 아시안컵 직전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부상을 당했다. 축구에서 피할 수 없는 '불운'에 가깝다.

반면 김진수는 최종 평가전에 출전하지 못한 채 소집 기간 내내 재활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소집 시점부터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부상으로 정상적인 출전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대표팀에 발탁한 것도 문제지만, 최종 엔트리 구성 과정에서 부상을 인지하지 못 했다면 대표팀 시스템에 큰 구멍이 있다는 의미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풀백 자원을 4명만 선발했다는 점에서 후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yonhap photo-3830="">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한 김승규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yonhap photo-0255="">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손흥민이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넣은 뒤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소집해제된 김승규의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대회 중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케이스마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알샤밥)의 결장이 대표적이다. 김승규는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A매치 12경기 중 10경기에 선발로 나선 핵심 자원이었다. 그러나 훈련 과정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돼 중도 하차했다. 골키퍼의 큰 부상은 흔치 않은 데다, 대회 기간 훈련 중 심각한 부상으로 이탈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풀백 이기제(수원 삼성)와 김태환(전북 현대)도 각각 햄스트링과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요르단전에서 여러 차례 허벅지를 잡고 불편을 호소했다. 대회 초반부터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부상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애초에 부상을 안은 채 대회에 참가한 선수가 있거나, 훈련 또는 경기 전후로 다친 선수가 속출하고 있는 게 클린스만호가 처한 상황이다. 소집 기간 내내 재활에만 매달리고 있는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배경부터, 부상 선수가 잇따라 나오는 원인이 훈련 방식 등 내부에 있는 건 아닌지까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최종 명단 발표(지난해 12월 28일) 후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꽤 있었다. 아직까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애초에 가벼운 부상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대회 개막 후에도 꾸준히 부상이 이슈가 되는 건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현 대표팀에선 선수들의 부상이 우승 경쟁에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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