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정책에 혈세 1000억 줄줄… ‘담뱃값 8천원설’ 탄력

김지훈 2024. 1. 22. 15: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30년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을 25%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담뱃값을 당장 올해부터 80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금연 정책에 매년 1000억원 이상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10여년 만의 담뱃값 인상이 이뤄질지에 이목이 쏠린다.

이 같은 가격 정책과 비가격 정책을 모두 전면적으로 강화하면서 올해 담뱃값을 8000원으로 올리면 2030년 흡연율을 24.6%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HO “韓 금연예산 연 1000억원 이상”
정부 정책목표인 ‘흡연율 25%’
담뱃값 8천원 이상으로 올려야 가능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담배가 나열돼 있다. 뉴시스


2030년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을 25%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담뱃값을 당장 올해부터 80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금연 정책에 매년 1000억원 이상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10여년 만의 담뱃값 인상이 이뤄질지에 이목이 쏠린다.

22일 보건업계에 따르면 대한금연학회가 최근 발간한 대한금연학회지에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보건대학원 연구팀의 ‘SimSmoke를 이용한 2030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 남성 흡연율 목표 달성 전략 탐색’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행 흡연 정책을 유지할 경우 2030년 성인 남성 흡연율은 32.24%로 예측됐다. 금연구역 확대와 정책 홍보가 병행돼도 29.7%까지밖에 내려가지 않는다. 담뱃값에 경고문구·그림을 넣거나 금연 치료를 지원하는 정책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미미하다고 분석됐다.

연구팀이 제시한 방법 가운데 흡연율을 가장 크게 감소시킨 정책은 가격 인상이다. 담뱃값을 현행 4500원에서 올해 8000원으로 인상할 경우 2030년 흡연율은 29.2%로 대폭 감소한다. 9000원으로 인상하면 28.8%, 1만원 28.4%, 1만1000원 28.2%로 내려간다.

매년 담뱃값을 정률로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연 10%가 인상될 경우 흡연율을 29.4%로 낮출 수 있다. 연 20% 인상하면 흡연율이 27.0%까지 내려간다.

이 같은 가격 정책과 비가격 정책을 모두 전면적으로 강화하면서 올해 담뱃값을 8000원으로 올리면 2030년 흡연율을 24.6%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 또는 올해 안에 비가격정책을 전면 강화해 2030년까지 매년 10%씩 올리는 경우 흡연율이 24.7%로 예측됐다. 이러면 2030년 담뱃값은 8769원이 된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을 25%까지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연구 결과가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정부가 정책 목표를 맞추기 위해 담뱃값을 8000원으로 올릴 계획을 짜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며 전면 부인한 상황이다.

다만 담뱃값 인상 외에 흡연율을 끌어내릴 뾰족한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가격 인상 카드를 무작정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연 정책에 매년 1000억원 이상 세수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흡연율을 현상 유지시키기도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금연정책 예산은 1170억원에 달한다.

특히 담뱃값 인상의 경우 반발 목소리도 오래 가지 않을뿐더러 비흡연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으므로 정치적인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봐도 담뱃값이 저렴한 나라에 속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 담뱃값은 3.42달러에 불과하다. 호주(25.88달러) 영국(15.83달러) 프랑스(11.39달러) 미국(9달러) 스페인(5.53달러) 등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WHO는 가격정책을 금연을 장려하고 미성년자의 흡연 시작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단일 정책으로 설명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담배가격 인상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대중의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