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축구, 더 많이 연결시킬 것"… 박정무 넥슨 그룹장의 청사진 

서호정 기자 2024. 1.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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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제주] 서호정 기자 = 박정무 넥슨 그룹장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떠오르는 대표적인 연반인(연예인+일반인)이다. 2012년 넥슨 입사 후 FC온라인(구 FIFA온라인)과 FC모바일(구 FIFA모바일) 사업에 집중하며 시리즈의 런칭과 흥행을 이끈 성공적인 총괄 관리자다. 게임의 성공을 이끈 것뿐만 아니라 유저, 미디어와의 대외적인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FC온라인, 모바일의 성공에 비례하는 대중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오프라인 세상에서도 박정무 그룹장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사고의 전환을 통해 온라인의 영향력을 오프라인으로 향하게 하고, 그 오프라인의 반응이 다시 온라인으로 돌아와 흡수되는 상호 작용 관계를 이뤄냈다. 대표적인 것이 K리그를 비롯한 한국 축구와 관련한 활동이다. 'GROUND.N'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과 CSR(사회공헌활동)을 전개 중이다. K리그 산하 유스팀의 엘리트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을 위한 축구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 한국 축구 인기 상승에는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파의 활약 못지 않게 FC온라인, 모바일이 거둔 성공을 오프라인에 다양하게 재연결하는 노력이 숨어 있다. 


실제 축구와 연동되는 CSR에 연간 수십억원을 쏟고 있는 넥슨은 2024년 1월에도 일관된 도전과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1월 11일 개막한 'GROUND.N 스토브리그 in 제주' 행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소년 팀까지 초청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동계훈련 지원 프로그램이다. 국내 프로 산하 15세 이하 유스 7개 팀과 제주 연고 1개 팀, 그리고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에서 각 1개 팀이 제주도에 모였다. 


올해 3회째를 맞는 GROUND.N 스토브리그는 제주도로 행사 장소를 옮기며 글로벌 행사로 한층 규모를 키웠다. 넥슨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공조로 이뤄낸 결과다. 선수들은 해외 선수들과도 다양한 경쟁을 하며 새 자극을 얻고, 구자철을 비롯한 선배들과의 토크콘서트를 통해 경험과 지혜를 전달받았다. 박정무 그룹장도 직접 제주를 방문해 선수들이 뛰는 모습과 생활을 지켜봤다. 15일에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구창용 제주유나이티드 대표이사와 업무 협약식을 갖고 GROUND.N 스토브리그 문화·관광 프로그램 운영, 제주 유소년 축구 육성 및 사회 공헌사업 등을 통해 제주를 유소년 축구의 메카로 도약시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모든 활동에는 궁극적인 지향점이 있다. FC온라인의 유저이자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선수가 잘 성장해 한국 축구의 차세대 주역이 되는 것. 박정무 그룹장은 "그 성장과 성공의 일대기 안에 FC온라인이 기여한 바가 있다라는 얘기를 듣게 되는 날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정무 그룹장과의 인터뷰다. 


Q. 넥슨 입사 후 FC온라인과 모바일(구 FIFA온라인, 모바일)의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해 왔다. 이제 대중에겐 축구인의 이미지까지 투영되는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알아보던데.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장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런 측면으로 인식되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 내가 바라는 모습은 한명의 유저라는 이미지다. 그 유저 중에서 조금 더 영향력이 사람 정도로 인식해주시면 편안할 것 같다. 실제로 '나 역시 유저'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유저 분들이 좋아해 주시면 감사할 뿐이다.



Q. 지난해 FC온라인과 FC모바일로 리브랜딩되는 변화 속에도 인기와 화제가 지속되고 있다. 넥슨 내부에서는 어떤 모멘텀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는지?
사실 게임 타이틀의 변화만 있는 건 아니다. 이전의 FIFA시리즈가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었는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긴 했다. 단순히 게임 타이틀이나 내용의 변화를 수용하기보다는, 이전의 FIFA시리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축구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요소를 강화하려고 한다. 지금은 유저들이 이름만 바뀐 거라 느끼시겠지만, 앞으로는 더 다양한 활동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이다.


Q. 대표팀, 유럽 축구, K리그 등 실제 축구 경기에 대한 관심과 FC온라인의 인기가 상호 작용을 하며 최근 한국 축구의 인기가 절정기를 맞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 칭찬을 해주시면 정말 기쁘고 일 할 맛이 난다. 또 다른 생각은 그만큼 할 게 더 많이 있다는 말씀이 아닐까 싶다. 기쁜 동시에 부담감이 공존한다. 지금 저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 라는 평가를 스스로 해 본다. 게임 내적인 것과 그와 연동된 외적인 활동 모두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GROUND.N 스토브리그'도 그렇다. 더 잘 하고, 더 다양한 시도를 해 보겠다.


Q. FC온라인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명실상부 종합스포츠대회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세계적인 e스포츠가 됐다. 그만큼 실제 오프라인의 세상과 무수하게 연결됐다는 얘기다. 
아시안게임에 저희 FC온라인이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고 선수들이 출전했다는 것만으로 정말 의미가 크고, 기뻤다.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이었다. 좋은 결과 만들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는 생각만 했다. 항저우에 가서 경기를 운영하는데 빠진 부분이나 선수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없는지 계속 체크했다. 부담감은 있었지만 완벽하게 치르고 싶어서 신경을 많이 썼다. 


또 우리 곽준혁 선수가 아시아 최강의 실력자이고, 모두 금메달을 기대하셨는데 결과는 동메달로 끝나서 아쉬운 분들이 계실 거다. 그래도 그 선수가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는 동안 기울인 노력과 진심이 다 보여지지 못했다. 저희는 알고 있다. 과정에 비해 아쉬운 결과라는 걸. 선수 본인이 느꼈을 아쉬움은 훨씬 더 컸을 거다. 그때 미안함이 컸던 것 같다. 준혁 선수가 우리에게 더 요청하고 싶었던 것은 없었는지, 오히려 본인이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갖진 않을지. 그래서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대한민국 최초의 e스포츠 메달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고 생각했다.


Q. GROUND.N이라는 브랜드로 진행되는 K리그 유소년 행사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무엇이 계기가 됐나?
축구 게임에는 축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초의 시작이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많은 커넥션을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 FC온라인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있지만, 그 중에는 단기적인 행사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당장 어떤 지표로 확인되는 건 아니지만 미래에 계속 퍼져 나갈 수 있는 중장기적인 이벤트를 어떤 게 있을까 고민했고, 모색했다. 그게 GROUND.N이라는 브랜드로 정립됐다. 왜 하필 유소년 축구냐고 묻는다면, K리그에도 연간 여러 개의 빅 매치가 열린다. 거기에 집중해도 된다. 하지만 한국 축구 구조에서 K리그가 프론트라인에서 각광받는 영역이라면 유소년 축구는 중요도에 있어서는 그 이상의 가치가 큰 영역이라 생각했다. 지금 당장 각광은 받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지만,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린 친구들이 FC온라인을 좋아한다. 실제축구와 의미 있는 커넥션을 만드는 출발점은 유소년 축구가 맞다고 봤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심을 우리가 채워주고, 또 어린 선수들을 만나 밝은 에너지를 받으면 그걸로 또 새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겠다 싶었다. 


Q. 이번 GROUND.N 스토브리그 행사는 3회째를 맞고 있고 올해는 아시아 국가들과도 연계되며 글로벌 규모로 격상됐다. 
스토브리그를 기획하고 출발해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이런 모습을 빨리 만들고 싶었다. 국내 선수들이 비 시즌에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경험 자체를 더 소중하고 의미 있게 만들려면 다른 새로운 경험이 추가돼야 한다고 봤다. 시즌 중 국내에서는 만나지 못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 분명 더 큰 도움이 될 거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저희 예상보다 빠르게 글로벌 규모의 행사를 열게 됐다.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선수들을 초청할 때 여러 질문을 했다. 단순히 경기만 경험하게 해 주는 게 아니라 한국에 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눈도 보고 싶고, 바다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 활동도 지원하는데 만족도가 크다고 들었다. 


Q. 이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 중에도 실제 유저가 꽤 있다. 축구를 전문적으로 하며 성공을 꿈꾸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FC온라인의 인기가 대단하다. 
실제 축구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다. 결국 그 축구가 잘 돼야 저희도 발전한다. 유소년 축구는 그 근간에 있다. 그게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넥슨의 지원을 받아서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한 선수들이 나중에 프로에 데뷔하고, 국가대표가 되고, 유럽에 가서 성공해서 FC온라인 안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래서 이런 후원을 한다. K리그 유스 챔피언십 역시 스폰서로 들어가 있다. 차범근 감독님이 유망주들을 이끌고 유럽에 다녀오는 팀 차붐도 후원 중이다. 그 3가지 축을 세운 궁극의 목표는 거기에 참여하고 경험한 어린 선수들이 나중에 K리그와 유럽에서 명성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래서다. 그들의 성장과 성공의 일대기 안에 FC온라인이 함께 하는 것이다. 조금만 더 하면 그런 모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된다면 정말 감회가 특별할 거 같다. 


Q. 축구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비엘리트의 일반 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넥슨 챔피언스컵도 규모나 컨셉 면에서 인상 깊었다. 일반 학생들까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시키는 시도도 계속되는 것 같다. 
학생들이 어릴 때 반대항 축구도 하면 더 건강해지고 우애도 깊어진다. 그런데 다들 학업이 바쁘다 보니 축구를 하며 땀 흘릴 기회가 적은 것 같다. 그래서 기회를 열어주고 싶었다. 일반 학생들도 유명 선수들이 보여주는 축구의 고난이도 테크닉을 배우고 싶어하는 욕심이 많더라. 넥슨 챔피언스컵을 개최하면서 그런 열망과 욕구를 채워 줄 교육도 하고, 더 많은 활동을 병행하려고 한다.


Q. 넥슨과 FC온라인은 지속적으로 온라인의 영향력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게임의 흥행을 넘어 축구 산업과의 시너지를 계속 추구하는 것 같다. 앞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도전이나 프로젝트는?
지금 상상하고 있는 건, 성인들에게까지 확대를 해 보는 것이다. 대학생이나 직장인도 비슷한 경험을 원하지 않을까? 대회를 계속 하다 보니까 단순한 축구 한 경기가 아니라 전체 몰입감이 커진다는 걸 느꼈다. 그게 결국은 FC온라인의 이미지로 작용한다. 나이가 더 먹고 몇 년이 지나서 단순히 한 경기를 하는 게 아니라, 과거 넥슨에서 주최한 대회에 참가했던 좋은 추억을 성인이 돼서도 이어가는 것이다.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기쁨이 다시 온라인으로 와서 우리 게임의 이미지로 환원될 수 있다. 또 지금은 반대항 축구지만 앞으로는 친구들끼리 하는 소규모의 풋살, 수학여행, 현장학습까지도 저희가 FC온라인의 이름으로 돕고 싶다. 지원을 하는 방식이 게임일지, 실제 축구일지 모르지만 FC온라인이 누군가가 좋은 추억을 쌓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군인들을 대상으로도 하는 활동도 계획 중이다. 점점 풀뿌리 축구의 영역으로 가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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