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 48년 만의 굴욕 위기…'벼랑 끝' 몰린 채 카타르와 최종전 [아시안컵]

김명석 2024. 1. 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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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4905="">1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레바논과 중국의 경기. 중국 우레이가 골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yonhap photo-5338="">1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레바논과 중국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중국 선수들이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벼랑 끝에 몰린 중국 축구대표팀이 극적인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개막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중국의 운명이 걸린 최종전 상대는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다. 만약 카타르를 이기면 자력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하지만, 패배하면 그대로 짐을 싸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카타르마저 못 이기면 중국은 48년 만에 굴욕적인 역사를 쓰게 된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22일 자정(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카타르와 격돌한다. 같은 시각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선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의 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카타르가 16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남은 한 장의 16강 직행 진출권의 주인이 가려지게 될 최종전이다.

현재 A조는 카타르가 승점 6(2승)으로 선두다. 16강은 물론 조 1위까지 확정한 채 최종전을 준비 중이다. 그 뒤를 중국이 승점 2(2무)로 2위,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이 승점 1(1무 1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은 앞서 타지키스탄, 레바논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다.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9위로 카타르(58위)에 이어 A조에서 두 번째로 높지만, 100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는 타지키스탄(106위) 레바논(107위)과 잇따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다만 중국은 여전히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카타르전 승리다. 스코어와 무관하게 카타르만 이기면 중국은 조 2위로 극적인 16강 진출에 성공한다. 카타르와 비겨도 같은 시각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이 비기면 중국은 3전 3무의 성적으로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진기록을 쓰게 된다. 대신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승패가 갈리면 중국은 3위로 떨어져 다른 조 3위 팀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번 대회 16강 진출권은 6개 조 1, 2위와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에 돌아간다.

카타르에 패배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타지키스탄-레바논이 비기면 3개 팀이 승점 2로 동률을 이루는데, 세 팀 상대전적이 모두 무승부인 만큼 조별리그 전체 득실차와 다득점 등을 따져야 한다. 반대로 카타르에 지고, 타지키스탄-레바논전에서 승패가 갈리면 중국은 승점 2의 성적으로 조 3위로 떨어진다. 지난 2019년 대회 당시 승점 3을 얻은 3위 팀들도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을 돌아보면 사실상 탈락이다.

<yonhap photo-5339="">1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레바논과 중국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중국 선수들이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yonhap photo-5053="">1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레바논과 중국의 경기. 고형진 주심이 거친 플레이로 충돌한 양팀 선수들을 말리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중국축구가 기대를 거는 건 카타르의 동기부여다. 카타르는 이미 16강 진출과 조 1위까지 확정한 상황이라 중국전 의미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앞선 2경기에 나섰던 주전급 선수들에게 대거 휴식을 주는 대신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지만, 카타르가 힘을 뺀다면 승리를 통한 16강 진출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지 않겠냐는 게 중국 현지 기대감이다. 웨이스하오(우한 싼전)의 복귀도 중국엔 희소식이다.

다만 중국의 지난 2경기 경기력을 돌아보면, 설령 카타르가 힘을 뺀다고 하더라도 승리를 낙관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더구나 카타르는 홈 이점도 뚜렷하다. 개막전 특수를 고려하더라도 지난 레바논과 첫 경기에선 8만 2490명이 몰렸고, 타지키스탄과의 조별리그 2차전 역시 5만 746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 일방적인 카타르 응원은 중국엔 고스란히 부담일 수밖에 없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카타르가 로테이션을 가동하더라도, 전반적인 전력은 여전히 중국보다는 우위에 있다. 카타르의 로테이션 라인업이 주전과 큰 차이가 없다면 대표팀은 그야말로 생사의 전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다고 로테이션을 가동한 카타르에까지 진다면, 중국 대표팀은 16강 실패 확률이 커질 뿐만 아니라 더 큰 여론의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중국이 카타르에 이기지 못하면 중국축구 역사엔 48년 만에 굴욕적인 기록이 남는다.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무승’ 기록이다. 중국은 총 6개 팀이 참가, 3개 팀씩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치렀던 지난 1976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1무 1패에 그쳤다. 이후 열린 아시안컵에선 그래도 조별리그에서 무승에 그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굴욕적인 기록을 앞두고 있다. 조별리그가 한 조에 4개 팀씩 편성된 1992년 대회 이래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미 중국은 앞서 타지키스탄, 레바논전에서 잇따라 무득점에 그치며 아시안컵 출전 이래 사상 최초로 2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남긴 상황이다. 현지에선 이를 두고 '치욕적인 기록'이라며 비판했다. 이번 카타르전엔 중국의 16강 진출 여부뿐만 아니라 중국축구 역사에 남을 또 다른 굴욕적인 기록도 걸려 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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